하나은행장 "시너지 없는 M&A 없다..동아시아금융벨트 구축"

김정태 행장 "생산성·효율성 1위 목표달성 원년"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새해 들어서도 현장경영 강행군을 지속하면서 입술이 부르트고 목소기까지 쉰 김정태 하나은행장(사진)은 요즘 틈이 날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러 야외로 나간다.

인물사진으로 이뤄진 '콜라주' 양식의 예술작품 구상을 마쳤다. 콜라주는 풀로 붙인다는 뜻으로 1912년경 피카소 등의 입체파 화가들이 유화의 한 부분에 신문지나 벽지, 악보 등 인쇄물을 붙이면서 시작된 근대미술 특수 기법이다.김 행장은 "현대미술은 영감을 가지고 창조적 마인드를 불어넣으면 누구나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경인년 신년사에서 '자존심' 회복을 선언한 김 행장의 속내도 '자산확대'라는 획일적 잣대가 아닌 크리에이티브한 면이 두드러진다. 수익 확대가 없거나 불안한 몸집 불리기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금융업계 인수ㆍ합병(M&A) 중심에 서 있는 하나은행의 수장인 김 행장은 1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M&A관련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고 준비도 돼 있다"고 했지만 "규모가 중요하지 않다"며 시너지 효과가 없는 M&A를 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또 "원론적으로 완전경쟁체제보다 적절한 규제하에서의 과점적 경쟁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산업구조 측면에서 메가뱅크 등장으로 인한 독과점 폐해도 고려해 현명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전략과 경영역량이라는 설명이다.

이 일환으로 김 행장은 분위기 조성 뿐 아니라 M&A당사자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해 단기에 성사되지 못할 수 있는 점을 고려, "동아시아권에서의 지점 확대 및 M&A기회를 적극 찾겠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 2개, 미국ㆍ일본ㆍ홍콩ㆍ싱가포르에 4개의 지점이 있다. 지린은행 지분 18.44%를 확보하고 중국지역 동북3성을 중심으로 중국 IB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와함께 현지법인인 PT 뱅크 하나의 지점망을 현재 18개 분행 및 지행수준에서 향후 7개를 추가신설해 지역기반 고객을 확대하고 현지 중견은행을 추가적으로 M&A할 계획이라고 밝혀 '동아시아 금융벨트'구축에 강한 애착을 나타냈다.

이 외에도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교포은행과 캄보디아, 필리핀 등 우리와 문화가 비슷한 지역에서 추가적으로 M&A기회를 탐색해 나갈 방침이다.

핵심영업부문의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위주 내실경영체제 강화를 통해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신개념 서비스를 통한 신규 고객 증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행장은 "작년 금융위기 여파 속에서도 안정적 수준의 자본확충과 리스크관리 등 내실을 다졌기 때문에 올해는 순 신규고객 증대와 지점장 중심 고객관리, 기업부문 핵심영역의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통해 생산성 및 효율성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산증가율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5% 수준으로 정했다. 철두철미한 수익성 위주의 영업확장정책을 펴 나가겠다는 것이 김 행장의 복심이다.

금융업계 M&A의 주역후보이자 영업면에서 자존심 회복을 선언한 김 행장 접견실에는 '빛 그리고 그 무언가의 흔적'이라는 작품이 벽에 걸려있다. 하나은행이 올해 한국 금융업계에 어떤 자취를 남길 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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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조영훈 금융부장 겸 부국장, 정리=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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