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박현준 기자] 국내 주요 경제·행정학자들이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는 바람직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2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민관합동위원회의 세종시 발전방향' 검토와 평가 세미나에서 김영봉 중앙대 명예교수,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조동근 명지대 교수, 김현석 국가경영연구원장 등 7명의 발표자는 정부부처 분할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영봉 명예교수는 "세종시 수정안은 행정부 이전 포기를 위한 비용, 즉 정부이전이라는 인질을 풀기 위한 몸값일 뿐"이라며 "최선의 대책은 세종시 규모를 가능한 축소시키는 것, 즉 몸값을 최소로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욱 교수는 "수도권의 행정기능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세종시의 성장을 도모하는 원안이 지역 간 제로섬(zero-sum)의 균형발전 방식이라면, 타 지역과 차별적인 신규의 교육과학과 첨단ㆍ녹색산업 기능을 세종시에 유치하는 수정안은 국가적으로 포지티브섬(positive-sum)의 균형발전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국가경영연구원장도 "공공기관 이전은 고객(기업)들과의 유기적인 협력관계 구축 등 필요성이 있을 때 기관 스스로 판단에 따라 이전토록 해야 한다"며 "대안마련만 치중하면 지역간 형평성 문제, 대기업 특혜 등 하나의 문제 해결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주요 발표내용.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정치적 야합과 정치계산에 따른 묵계를 지키는 것이 원칙일 수는 없다. 정치적 야합과 정치계산에 따른 묵계를 지키는 것이 원칙일 수는 없다. '원칙과 신뢰'를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우리는 독일이란 '반면교사'로부터 학습하지 못하는 정치수준을 갖고 있다. 독일은 분할한 것을 후회하면서 통합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나마 통합돼 있는 정부를 거꾸로 돈 들여 분산시키려 한다. 또 정부 부처를 이전해도 지역에서 직접 공무원을 뽑나? 세종시 주민의 복리를 위해서도 일부 정부부처의 이전보다는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이석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수도분할은 정부의 기구들을 입지시키는 데 있어, 좋은 입지 정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서로 협의하여야할 중앙정부 정부부서들과 이들을 감시·견제해야 할 국회나 감사원 같은 곳을 일부러 분리해서 협의나 감시, 견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선거과정에서 약속한 것이면 보호받아야 마땅한 기득권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충청도민을 쉽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선물'보따리가 클수록 좋겠지만, 그 보따리가 클수록 여타 지역의 반발이 커지는 것은 물론 입지선택에서의 더 큰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왜곡을 최소화하면서 표를 얻기 위해 저지른 정치권의 실수를 정치권에서 만회하도록 협력해 갔으면 한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를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도시 기본 성격을 변경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조치다. 원안과 수정안을 비교하면, 수도권의 행정기능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세종시의 성장을 도모하는 원안이 지역 간 제로섬(zero-sum)의 균형발전 방식이라면, 타 지역과 차별적인 신규의 교육과학과 첨단ㆍ녹색산업 기능을 세종시에 유치하는 수정안은 국가적으로 포지티브섬(positive-sum)의 균형발전 방식이다. 다만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는 상태에서 중앙행정기관과 함께 정책을 형성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정책연구기관만을 세종시로 이전할 실익이 크지 않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정책연구기관을 확정된 세종시 투자유치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영봉 중앙대 명예교수= 세종시 수정안은 행정부 이전 포기를 위한 비용, 즉 정부이전이라는 인질을 풀기 위한 몸값일 뿐이다. 최선의 대책은 세종시 규모를 가능한 축소시키는 것, 즉 몸값을 최소로 줄이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관의 주도로 '21세기 국가비전을 담는 도시'를 건설할 시점이 아니다. 세종시 선물은 야당의 저항, 충청도의 저항이 커질수록 자꾸 커져왔다. 이들은 이번에도 수용안할 것이다. 기업에게 염가 땅 약속, 대학에게 땅과 정원 약속해서 초기 인위적인 '나무심기'는 효과를 이루겠지만, 세종시 비극은 처음부터 자립의지나 자조노력과는 관계없는 정책의존형 도시로 탄생한 것이다. 향후에도 인구증가가 안되면 끊임없이 정부대책을 요구할 것이다. 세종시 장래는 세종시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김현석 국가경영연구원장= 근원적인 해결방법이 아닌 문제해결 중심의 접근방법을 채택함에 따라 수정안 발표 이후 오히려 세종시 원안고수 의견과 수정안의 당위성에 대한 의견 대립이 악화되는 양상이다. 공공기관의 인위적인 지방분산 정책도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세종시 문제로 언급조차 하기 어렵다. 공공기관 이전은 고객(기업)들과의 유기적인 협력관계 구축 등 필요성이 있을 때 기관 스스로 판단에 따라 이전토록 해야 한다. 대안마련만 치중하면 지역간 형평성 문제, 대기업 특혜 등 하나의 문제 해결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우려가 있다. 수정안에 대략적인 방향이 제시됐으나 해당지역 스스로 존립할 수 있는 자생적 모델의 구체성이 부족하다. 향후 통일을 고려해 서울, 평양, 세종시의 역할 분담 등의 대안 제시도 빠졌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 감정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판단하면, 이번 안이 가진 장점은 상당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지역이 역차별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이는 수정안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번 안은 정부가 제공 가능한 최선의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향후에도 이번 수정안 이상의 안을 만들어내는 것은 힘들 것이다. 부결될 경우 향후 추진 동력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기업과학도시 모델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으로 보인다. 이번 수정안의 장점을 감안해 수정안에 대한 약간의 수정 보완을 전제로 이를 수용하는 것이 최적의 전략으로 판단된다. 도시의 생성은 자생적인 모델이 가장 좋지만, 계획적인 경우라도 일단 다양한 시설과 분야가 접목이 되는 경우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회는 대승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세종시는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대선공략에서 출발했다. 처음부터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관점보다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정략적인 동기에서 시작됐다. 이미 투자한 비용에 연연할 필요없이 현시점에서 세종시로의 수도이전 분할을 백지상태로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다. 수정안은 해당지역 개발이 관 주도의 행정도시가 아니라 교육과학기술 중심의 경제도시로 발전되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행복도시에 투자된 돈은 매몰비용으로 보고 더이상 이를 의식하지 말고 단순히 백지화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다. 백지화를 보상하기 위해 이 지역에 지난친 재정투입과 혜택을 주는 것은 다른 지역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재정투입규모가 과학비즈니스벨트 지정으로 3조5000억원이 추가됐는데, 이는 지역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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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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