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대 맞은 삼성 "득실계산 복잡하네"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정부의 세종시법 개정안이 확정 발표되면서 삼성 계열사들의 대규모 투자도 윤곽을 드러냈다. 총 2조원여를 들여 삼성전자를 비롯한 5개 계열사가 세종시의 과학 인프라에 기대 신성장동력에 대한 승부수를 던진다. 지리하게 이어진 세종시 논란에 일단 마침표가 찍힌 것은 물론 차세대 먹거리를 두고 민관이 협력한다는 점도 의미 깊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투자계획 발표를 접한 해당 계열사들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투자계획은 일단 발표됐지만 정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이 언제쯤 구체화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각 사업부별로 세종시 입주 시너지도 천차만별이어서 해당 계열사들은 저마다 득실계산에 바쁜 모습이다. ◆신성장동력 구체화 일단 긍정적=삼성이 세종시 입주 일성으로 내건 '신성장 동력 확보' 면에서는 일단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태양전지 투자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부회장은 "지난 2007년 그룹 차원에서 구조본이 운영될 때부터 신성장동력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삼성전자 태양전지는 대용량 2차전지와 연료전지 이후 전지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대용량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 역시 구체화됨과 동시에 실효를 볼 수 있는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SDI는 이미 대형 수주를 배경으로 독일 보쉬와 합작, 'SB리모티브'를 설립하고 전기차용 전지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인 2차전지와 연료전지에 '올인'해 아예 기업의 체질을 바꿔가고 있다는 평이다. 세종시 투자를 통해 이에 힘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헬스케어 사업 역시 경쟁사들이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가시적이다. 내수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한다고 가정할 때 세종시는 지리적으로 볼 때 생산기지의 위치로 적합하다는 평이다. ◆투자계획 여전히 안갯속, 중복투자 리스크 우려=그러나 삼성은 여전히 혜택보다는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 주도의 투자계획이 아닌 만큼 지속적인 '당근'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투자가 계속해서 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 각 계열사별로 이미 신성장동력 투자를 개시하고 있어 세종시 투자로 인해 중복투자가 발생하거나 기존 투자계획에 혼선을 빚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삼성SDI는 이미 울산사업장에 오는 201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하고 향후 총 1조7000억원을 추가로 들여 11개의 차세대 전지 생산라인을 확보한다는 레이아웃을 세우고 있다. 전기차용 전지 뿐 아니라 소형 2차전지, 대용량 스토리지, 연료전지 등 차세대 전지사업의 중심으로 성장시킨다는 복안이다. 이 가운데 세종시 투자가 결정됐다. 일부 투자가 세종시로 이전되는 등 울산 투자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기가 부산사업장 투자금액을 세종시로 돌린다는 루머로 인해 해당 지자체와 갈등 직전까지 갔던 일이 재연될 수 있다.

세종시 투자가 확정된 삼성전기 역시 한 발 비켜 선 모양새다. 부산사업장 4800억원 투자계획에 대한 변동은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에는 세종시 투자규모 설정이 걸림돌이다. 삼성전기는 일단 세종시 인근 대전공장의 설비를 증설하는 과정에서 세종시의 과학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세종시 투자를 진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는 직접투자라고 보기 어려워 갈등의 소지가 남아있다. 삼성SDS와 삼성LED 역시 세종시 직접투자를 통해 곧바로 큰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안팎의 지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여당인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번 법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야당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정치권의 내홍이 반복될 조짐도 보이고 있지 않느냐"며 "수정안이 제대로 통과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룹의 방침이 정해진 것일 뿐 계열사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아직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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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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