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 총리측, 공소장 내용 의혹 제기..전면 부인

"공소장 내용에 반대되는 진술 묵살 흔적"
"식당에서 나간 순서 아닌 차량 탑승 순서"
정 대표측 "장관직무 안 벗어나"
공성진 의원 이르면 내주 초 불구속기소 방침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검찰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기소한 가운데 한 전 총리 측에서 기소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역시 장관직무에서 벗어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지난 22일 곽 전 사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한 전 총리를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측 조광희 변호사는 검찰의 공소 내용에 대해 "(공소 내용과) 반대되는 진술은 묵살된 흔적이 있다"며 "곽 사장의 진술 외에 별도로 목격자나 기타 자료가 거의 확보돼 있지 않았고, 객관적인 증거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채 기소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체포영장 발부 이전 보도된 검찰의 수사내용과 체포영장 이후에 드러난 검찰의 피의사실이 크게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수수된 액수ㆍ교부한 일자ㆍ청탁의 대상이 되는 공기업 임원의 자리 등 피의사실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 번복됐다는 것.

특히 조 변호사는 2006년 12월20일 총리공관 오찬에서 다른 참석자들이 다 나가고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와 둘만 있을 때 돈을 건넸다는 공소 내용과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찬이 있으면 고위직 분들이기 때문에 차량이 현관에 대기하고 있다"며 "(검찰이 말한 순서는) 방(식당)에서 나온 순서가 아니라 차를 타고 떠난 순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을 오찬에) 초청했다고 단정 짓지 말라"면서 "총리공관 출입자ㆍ차량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다. 부른 것과 다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곽 전 사장 인사 청탁 지원과 관련 "당시 산자부 장관으로서 검토해 보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지만 곽 전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주위의 평가가 좋았다. 장관의 직무 범위에 속하는 일 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 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17시간 이상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검찰은 공 의원을 상대로 골프장 회장 공모씨와 후원업체 등에서 수억원을 수수한 명목과 불법성 여부, 서울시당 간부인 배모씨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000만원이 입금된 체크카드를 받은 경위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공 의원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으며, 검찰은 이르면 내주 초 공 의원을 불구속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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