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펀드의 신(新)시장으로 각광받던 상장지수펀드(ETF)가 이중 세금폭탄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ETF는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거래세를, 상품의 기본 개념은 펀드라는 이유에서 배당소득세를 동시에 부과하는 안이 추진되면서 시장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국내주식형 ETF에 대해 증권거 래세(0.1%)를 부과하고 ETF를 매도할 때 매수시점 대비 이익을 배당소득으로 산출해 소득에 대해 15.4%를 과세한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를 통해 사고팔 수 있는 펀드로 번거로운 가입 및 환매 절차 없이 손쉽게 거래할 수 있어 인기를 끌어왔다. 특히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금융상품의 범위가 법상 금지 항목을 제외한 모든 항목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상품 개발의 길이 넓혀졌지만 정작 세금 관련 규정으로 손조차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살려 만들어진 ETF가 주식과 펀드의 세금을 결합한 상품이 되면서 시장 위축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종ETF의 경우 세금 규정으로 상품 출시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원자재ETF, 레버리지 ETF 등 자산운용사들이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ETF는 대부분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게 된다. 이익 분배에 대한 과세원칙(분리과세)을 적용은 이들 ETF의 존립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원자재, 스왑 등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가치 상승분의 전부가 과세이익이 된다는 함정에 노출돼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결산기마다 평가익을 기준으로 분배금을 내게 되기 때문에 상품 운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자본시장법과 세법 간에 엇박자가 난 덕분에 운용사 입장에서도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 삼성투신운용, KB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등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신종ETF 개발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거래의 편리성 등을 이유로 ETF 투자가 매우 활성화돼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자본시장법 이후 시장 확대가 가능해진 시점에서 불합리한 과세는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식과 펀드의 잣대를 동시에 적용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동일한 상품을 다른 기준으로 보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과세 체계가 마련될 때 시장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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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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