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유로본드 수요 'Up' 약달러 탓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아시아 시장에서의 유로본드 수요가 향후 몇 달 내로 되살아날 전망이다. 달러화 약세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지역 차입자들이 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달러자산 비중을 줄이기 위한 다변화에 나서면서 유로화 표시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정부, 그리고 한국 수출입은행이 향후 몇 달 내로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의 라맛 왈루얀또 재무부 차관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차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내년에 첫 유로본드 발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그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로본드 발행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대표적인 부호 리카싱 회장이 이끄는 허치슨왐포아 그룹은 이달 초 17억5000만유로(26억달러) 규모의 7년만기 유로 본드를 발행하면서 홍콩의 다른 기업들이 유로본드 발행에 나서도록 불을 붙였다.

한 채권 신디케이트 전문가는 “유로본드 시장이 다시 열렸다”며 “이들이 유로본드 시장으로 되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글로벌 경제 회복 신호로 리스크 기피현상이 줄어들면서 채권시장 상황이 개선된 상태다. 그러나 아시아에서의 유로 본드 발행이 되살아나는 것은 글로벌 경기 개선과 신용시장 회복에 힘입어 대형 유럽 투자자들이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금융업 종사자들은 “일부 차용자들이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서는 것은 말이 된다”며 “달러 자산이 유동성이 더 있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소규모 차용자들은 유로 채권 발행을 원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0일 10년물 일본국채 수익률은 장중 1.285%를 터치하면서 6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 하락에 채권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같은 날 일본 정부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음을 선언했지만 이는 국채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하세가와 나오미 미쓰비시UFJ증권 채권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정부의 디플레이션 선언이 일본은행(BOJ)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다”라며 “디플레이션이 일본 국채 발행을 늘어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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