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경매'에 100여명이 몰린 이유는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은 물건은 토지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위험성이 커, 자금을 투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인이 토지경매에 관심을 갖고 물건을 검색하다 보면 토지에 대한 가치평가와 권리분석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대법원에 공개된 서류만을 보고 분석해 보지만 서류에 나타나지 않은 함정과 개발행위제한 사항 등이 너무 많아 전문지식이 부족한 초보자들이 토지에 투자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올 한 해 가히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고도 할 수 있는 물건도 토지 물건이었다. 지난 7월 31일 경기도 양평군 소재 토지물건(2008타경 8732)에는 94명이 응찰했다. 면적 331㎡에 최초감정가 264만원에 나온 이 물건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로또'로 불렸다.

먼저 이 물건의 감정가는 터무니 없이 낮았다. 이 물건의 길 건너편 도로에 접한 토지(대지)는 평당 150만원에 거래가 돼 건축 중인 반면, 이 물건은 공시지가 3.3㎡당 4만2900원보다 저렴한 2만6000원에 경매에 나온 것.

또한 도로에 접하지 않은 맹지임에도 감정평가서에는 "소로 8m 접함"이라고 잘못 적혀 있었다. 현장에 내려가 실사를 한 결과 이 물건은 맹지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왜 잘못된 내용이 서술되어 있을까? 그것은 평가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용역에서 올려주는 자료만을 보고 책상머리에 앉아 평가하는 탁상감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신뢰한 경매 참여자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탁상감정을 하는 과정에서 지적도와 토지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본래 170번지에서 18개 필지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토지 중간부분을 도로 모양으로 지적분할을 하고 나머지 16개 필지를 분양한 전형적인 기획토지 분양형태와 유사하다. 현장 실사를 하지 않은 평가담당자가 이처럼 지적상 도로 모양 필지를 보고 '도로 접함'이라고 착오를 일으킬 만한 것.

여기에 분묘가 있는 것처럼 서술돼 있었다. 있으나 현장에 가 보면 누구나 분묘가 없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결과적 살펴보면 분묘가 없고 8m 도로에 접한 토지면서 57배나 저렴하게 나온 경매물건이 경매에 나온 셈이다.

필자도 맹지이고 보전관리지역이라는 단점은 있지만 인근지역의 토지가격을 비교해 볼 때 30~40만원 정도면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 판단돼 대박에 꿈을 안고 입찰에 참여 했다. 하지만 2381만원을 써낸 최씨가 낙찰을 받게 됐다.

<조강호 지지옥션 팀장>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