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강국' 꽃 피운 장본인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故허영섭 녹십자 회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바이오 백신 의약품 분야에 뛰어들어 한국을 세계 12번째 백신 자급국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1941년 개성에서 태어나 개성상인 마지막 세대로 불리는 그는, 내실을 중시하는 특유의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녹십자를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82년 B형간염백신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했고, 유행성 출혈열 백신은 세계 최초, 수두백신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하며 국내 바이오 분야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B형간염백신에서 나온 많은 이익금으로 '먼지가 쌓여도 이 땅에 쌓인다'는 신념하에 민간 연구재단 '목암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생명공학 연구기반을 조성한 일은 많은 이의 기억에 남아있다.

재계와 업계 관계자들은 고인에 대해 "경제적인 득실보다는 국가와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가치관이 강했던 분"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고인은 1964년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아헨 공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2년에는 독일 아헨공대가 수여하는 '명예세너터(Ehren senator)'를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여받기도 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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