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각] 부자되는 좋은 습관

몇년전 '선진 금융시장을 둘러보다'라는 주제로 해외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영국에 들른 적이 있다. 런던 시내에서 숙소를 찾지 못해 근교에서 숙박을 한 적이 있었다. 시차 탓에 아침에 일찍 일어났고 호텔에서 한 10여분 걸었을까. 아주 한적한 곳에 위치한 조그만 동네가 눈에 들어왔고 구경도 할 겸 그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봤을 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마을 이곳저곳 자투리 땅이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화초와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그것도 아주 정성이 가득 담긴 모습으로.

영국 남자 대다수는 휴일이나 주말에 가드닝(Gardening) 즉, 정원 가꾸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물론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도 다양하겠지만 서로 어떤 화초들 샀는데 잘 자라더라, 포기 나누기가 가능해서 분양을 해주겠다라는 식의 말을 자주 건네받는다고 한다. 그만큼 화초 사랑이 유별나다.비교하기 좀 그렇지만, 우리네는 어떨까. 땅에 대한 욕심과 애착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부동산과 집값이 주요 뉴스로 다뤄지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도 부동산 투자 얘기가 주로 오르내린다.

주식투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종목을 샀는데 '따블'을 냈다 '따따블'을 냈다는 말이 가장 귀에 들어온다. 사계절 급한 기후 변동 탓에 적응하느라 빨리빨리 속성이 강한 우리들로서는 서둘러 마무리짓고 다급하게 일을 헤치워야 한다는 게 몸에 배여 있다. 가치 투자, 정석 투자에 임해야 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HTS 화면 앞에서는 그 생각은 금세 사라지고 만다.

지난 2007년 10월로 되돌아가 보자.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선 상황에서 당시 펀드 열풍은 가히 폭발적이었다.펀드가입 붐이 일면서 펀드계좌수는 2007년말 2353만개를 급상승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꾸준히 늘어 이듬해 6월까지 펀드계좌수가 2511만개에 이르기도 했다. 주식형펀드로만 보면 2007년말 978만개가 개설됐고, 2008년 4월에는 계좌수가 1010만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올 9월말 현재 전체 펀드 계좌수는 2095만개, 주식형 펀드 계좌수는 891만개로 급감했다. 설정액으로도 2007년말 당시 116억원을 넘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2008년 11월 140억원까지 늘었으나 129억원까지 내려왔다. 당시 펀드 열풍을 등에 업고 우후죽순식으로 펀드가 쏟아져 나왔고, 이름만 그럴싸한 펀드들이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켰다. 펀드를 운용하는 측에서도 신의와 성실 원칙을 어기고 펀드판매에만 혈안이 됐었다.

1년여가 지나고 금융위기까지 닥치면서 주가지수는 급락했고, 반토막 난 펀드가 속출했다. 그 시린 기억을 다시는 되뇌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주가지수가 1700포인트를 돌파한뒤 1600대로 내려앉자 많은 펀드 투자자들은 환매 행진에 동참하고야 말았다. 벤처 열풍에 따른 후유증을 이미 학습한 요인도 있지만 투자자들도 대박 마인드에 젖어 있었고, 운용사들도 고객과의 신뢰보다는 돈벌이에 치중한 결과다.

최근들어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몇달전에 가입한 적립식펀드가 좋은 수익을 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은행 예금도 마땅치 않고 부동산으로는 이제 돈버는 시기가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일까. 물론 펀드가 절대 수익을 보장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다양한 간접투자의 한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특히나 투자에는 항시 손실이란 위험성이 수반된다.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들의 절반이상이 예금을 중심으로 한 저축상품에 들어가 있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서 분산 투자 차원에서 다시 펀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진 금융 강국은 당장 아니더라도 국내 자본시장의 파이는 더 커져야 한다. 자본시장이 파괴된다면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투자고 뭐고 기본 생활조차 힘들어 진다는 데 배팅을 해볼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펀드만이 답은 아니다, 주식,부동산, 변액보험, 투자에 따른 배당 및 이자소득 등 다양한 수익 창출원과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자산 3분법, 주식 부동산 예금(채권포함)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자산에 골고루 돈을 나눠 운영함으로써 위험은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고도의 투자전략을 생활화할 때다. 본지가 부자되는 좋은 습관 '1인1펀드 갖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도 건전한 투자문화 확산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하는 소망에서다.

송광섭 증권부장 songbir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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