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T 파산보호 신청은 '새로운 실험'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금까지 금융업체가 파산 보호를 신청한다는 것은 청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인식되어 왔다. 지난해 파산한 리먼 브러더스나 워싱턴 뮤추얼은 각 부문이 매각돼 회사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금융업체 파산 보호의 전형을 보여줬다. 1일(현지시간) 사전조정 파산보호를 신청한 CIT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CIT의 파산보호는 다른 금융업체의 파산보호와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CIT의 사전조정 파산보호는 CIT가 파산법원으로부터의 보호에서 벗어나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 하는 과정이라는 것. CIT의 사전조정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은 청산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뜻이 강하다. 또한 이번 파산보호에는 CIT홀딩스만 포함되고 CIT의 자회사인 CIT뱅크와 유타뱅크는 영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제프리 피크 CIT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채권단 90%가 사전조정 파산 계획을 지지했다”며 “파산보호를 통해 100억 달러의 채무가 경감될 것이며 올해 말까지 파산보호에서 벗어나 회생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구조조정 방안은 (미국 경제에 중요한) 우리의 주요 고객인 중소업체들에게 대출을 계속 제공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채권단의 지지 하에 파산보호 신청이 이루어지면서 채권단이 주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자금 상환 우선권을 채권단이 갖게 되면서 미 정부를 비롯한 우선주 주주들은 자금 대부분을 회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울러 CIT의 지분 10%씩을 각각 보유한 대형 뮤추얼 펀드 업체 피델리티 매니지먼트&리서치(FMR)와 브랜즈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 등의 보통주 주주들의 자금은 증발한 상태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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