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강세에 유로존 경기 ‘먹구름’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며 유로존의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5018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이로써 유로화는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를 비롯해 유로존 지역의 정책자들은 유로 강세가 유로존 지역의 경기 회복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로 강세는 유로존 국가들의 수출 상품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 수출 비중이 높은 이 지역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6개국 유로존 국가들은 그들의 최대 무역국인 미국과 영국 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로 강세 현상을 ‘대재앙’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데서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유럽 통화 정책가들이 달러 가치를 높이고 유로 가치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유로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 12% 정도 상승했고 지난 3월 이후 달러에 대해서는 약 20%나 올랐다.

그러나 유로화의 최근 랠리는 추후 몇 달 내로 끝날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글로벌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외환거래가 경제 성장이나 단기 금리와 같은 기본요소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된다는 것이다. 유니크레디트의 안드레아스 리스 독일경제분석가는 “유로화가 내년에 1.55달러선까지 오른 후 1.50달러까지 다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유럽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감을 느끼면서 유로화의 매력이 낮아진다는 것. 그는 “최근 유로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이 고위험 고수익의 투자처를 원하기 때문이지 유럽 지역의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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