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서우 "사랑 무서워, 멀리 도망다녀요"(인터뷰)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배우하고 나서부터 사랑에서 멀리 도망다녀요."

소녀와 여인이 한 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 배우 서우가 영화 '파주'로 돌아왔다. CF 속 '4차원' 이미지를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 유감없이 보여주고는 어느덧 가슴 서늘한 사랑을 연기할 만큼 성장했다. "누군가를 가슴 아플 정도로 좋아해 본 경험이 사실 없어요. 정말 나도 진짜 사랑 한 번 해봐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요. 배우하고 나서는 사랑이 쉽지 않아요. 누군가를 쉽게 만나보지 못하니까요. '아마 안 될 것 같다, 불편해질 것 같다' 이런 마음이 앞서요. 특히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면 주변사람들도 다 아는 사이인데 안 좋게 끝났을 때 불편해질까봐서요. 좋은 사람이었는데, 괜히 그렇잖아요."

서우는 많지 않은 나이에도 '배려'를 아는 배우다. 촬영장에서도 늘 항상 붙임성있게 사람들에게 말을 붙인다.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그가 그 흔한 '연기력 논란' 한 번 없는 것도 수많은 스테프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는 이유에서다.

"저는 아무것도 없이 현장에서 연기를 바로 배웠어요. 당연히 너무 못했죠. 모든 스테프들이 배우 한 명만 바라보고 있는데 못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피해를 주잖아요.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살고 싶지가 않거든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인간관계'구요."얼굴은 앳되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위로 3살, 8살 터울의 언니 둘을 두고 늦둥이로 태어나 가족들의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다. 어른들 사이에서 자란 아이가 그렇듯 '애 늙은이'같다. 타잔처럼 까불면서 뛰어다니다가도 돌연 모진 풍파를 다 겪은 중년 부인같은 말을 늘어놓는다.

"주변에 언니들이 많아요. 친한 언니들이 30대, 많게는 40대도 있고요. 듣는 얘기 수위도 높아요.(웃음)"


힘들어도 내색을 안 한다. 연기생활을 시작하면서 상처받는 일들도 많았고 링거를 맞을 정도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지만 피곤해도 그는 주변을 배려하느라 바쁘다.

"천성이 밝기는 해요. 댓글같은 것 때문에 상처를 받는 일들도 많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다 겪는 그런 것들도 있고. 예전보다 소심해진 것 같기는 해요. 예전에는 '괜찮아'하고 넘겼던 일들을 지금은 '누가?' '왜?"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게 되요."

데뷔 후 2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그는 잠시 쉬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2년 동안 달려만 온 것 같아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기분도 있어요. '쟤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져'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었던 그런 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해요. 지금은 사실 너무 힘들어요. 하지만 연기가 재밌으니까. 열심히 했으니까 더 열심히 하기 위해 잠깐 쉬고 싶어요."

차세대 여배우 중 단연 눈에 띄는 서우가 영화 '파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을 것 같다. 그리고 또 새로운 모습으로 변할 그를 '욕심스럽게' 기대해본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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