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해도 유혹적인 한국영화 3選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역대 최다 상영작인 70개국, 355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유독 올 영화제에서는 작지만 '작품성'으로 주목받는 한국영화들이 눈길을 끌었다.

형부와 처제의 금지된 사랑을 그린 '파주', 상처와 교감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낸 '토끼와 리저드', 사형제도를 교도관의 시선으로 조명한 '집행자' 등 작지만 독특한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언니의 남자를 사랑한 소녀, 금지된 사랑 '파주'

형부와 처제의 금지된 사랑을 도발적으로 그린 박찬옥 감독의 영화 '파주'는 부산에서 첫 공개된 후 관객들과 평단의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이선균, 서우의 팬사인회와 무대인사로 지난 주말 남포동과 해운대 일대가 마비되는 작은 소동이 일어났고 공식 상영 4회로 모라자 언론시사회를 1회 추가하기도 했다.개막 전 예매권이 4분만에 매진되는 등 영화의 인기는 어느 정도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본 관객들과 평단의 입소문에 힘입어 영화에 대한 수요는 일파만파 늘어났다. 표를 미처 예매하지 못한 관객들은 상영관 계단에서 시사를 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해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이선균·서우 주연의 영화 '파주'는 안개와 비의 도시 파주를 배경으로 형부와 처제 사이의 치명적인 사랑을 그린다. 안개처럼 모호한 시대의 모호한 감정들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이 영화는 박찬옥 감독의 영화적 성숙이 한층 깊어졌음을 증명했다.

■성유리의 스크린 데뷔작, 상처를 보듬는 감각적 시선 '토끼와 리저드'

배우 성유리의 스크린 데뷔작 '토끼와 리저드' 또한 신선하고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아 메이(성유리)와 언제 죽을지 모르는 희귀한 심장병으로 매일 세상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남자 은설(장혁)이 우연히 마주친 후 함께 동행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가슴 아픈 상처와 사랑을 건조하면서도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주연배우 성유리와 장혁은 부산국제영화제 스크리닝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과 팬들의 질문에 진지하게 임했다.

성유리는 "영화는 드라마와는 정말 다른 분위기,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찍었다"면서 "드라마는 순발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라면 영화는 긴 호흡을 필요로하는 작업인 것 같다"며 영화 데뷔 소감을 밝혔다.

또 "아픔이 있는 캐릭터를 맡아 촬영 내내 가슴이 아프고 답답했다"면서 "첫 영화라 많이 떨리지만 이 영화를 통해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치유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형제도를 교도관의 시선으로 그린 조재현·윤계상의 '집행자'

사형제도를 교도관의 시선으로 그린 영화 '집행자'도 작지만 눈에띈다.

영화 '집행자'는 사형집행을 명령받은 젊은 교도관에 관한 이야기로 윤계상, 조재현, 박인환이 교도관으로 출연해 열연했다.

극중 윤계상은 용돈이나 벌고자 교도관으로 취직했다가 생애 처음 사람을 죽이게 된 신입교도관 오재경 역을, 조재현은 사형은 법의 집행일뿐이라고 주장하는 교도관 배종호 역을 각각 맡았다.

배종호는 12년 만에 다시 찾아온 사형집행 명령 앞에서 무너지는 교도관들의 복잡한 심리와 내적 갈등을 절정의 연기로 묘사해 호평을 받았다. 또 박인환은 갑작스런 사형집행 명령 때문에 12년 전의 악몽이 떠올라 괴로워하는 늙은 교도관 김교위로 분해 영화의 무게를 더했다.

극중 신입 교도관 재경 역으로 등장한 윤계상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것에 대해 "상황에 처했을 때 인물이 변해가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연기하고 싶어서 선택했다"며 "사형집행이라는 상황에 처했을 때 감정이 변해가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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