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비용 없어요..美 신원미상 시신 급증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미국에서 생활고로 고통 받는 서민들이 늘면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의 수와 암매장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사회보장 프로그램에 쓰는 비용을 줄이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매장이나 화장 지원금을 유보하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가족들이 감당하기 어려워 시신을 방치하고 있다며 이에 지방자치단체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일례로 오리곤 주는 지난 몇 년간 신원미상의 시신이 50% 증가했다. 주정부 검시관인 카렌 건슨 박사는 "우리의 냉장보관소에 오랜 기간 머무는 시신들이 늘고 있다"며 "우리가 가족들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화장이나 매장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가족들 뿐 아니라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일부 지자체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오리곤주는 사망 증명서 처리 비용을 7달러에서 20달러로 올렸다. 한 건당 450달러나 하는 화장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오리곤주는 사망증명을 처리하며 받는 돈으로 주 차원의 시신 처리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일리노이주는 주지사가 시신처리 비용 지원 프로그램의 중단을 검토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 장례를 맡아 진행하는 디렉터들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

대부분의 매장과 화장을 진행하는 도시, 마을 차원의 부담도 크다.

한 지역 관계자는 "실업이 크게 늘고 임금은 줄어들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어떤 자산도 가지지 못한 가족들을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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