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정정길 대통령실장, 청와대 기자단과의 인터뷰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

-청와대가 쏟아내는 의욕적인 정책들 때문에 최근 국정지지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청와대가 지나치게 국정을 주도한다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과천정부청사가 하부 실무조직으로 변했다는 볼멘소리도 있다고 하는데 청와대와 부처간 업무조율의 바람직한 방향은? "이명박 정부의 정부운영 기조는 부처의 통합 및 광대역화를 통해 자율과 책임을 확대하고, 대통령실은 국정철학과 주요 국정과제가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대통령을 보좌하고 부처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데 중점을 둬왔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그간 각 부처가 자율성을 가지고 국정과제와 주요 현안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국제적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통령을 중심으로 범정부적인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경우, 새로운 정책기조에 대한 부처의 이해와 정책변화가 필요한 경우 등에는 대통령실에서 이를 조율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 경제를 살리고, 서민ㆍ중산층의 안정을 위해서는 대통령실과 부처 뿐만 아니라, 국회, 전문가를 포함한 국민적 역량을 모아야 하며, 대통령실은 부처가 자율과 책임을 가지고 많은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과 조율의 역할을 다하겠다"

- 청와대 개편을 통해 대통령실장이 맡고 있던 정책업무의 상당부분이 정책실장에게 분할됐는데 어떤 의미로 봐야 하는지? 대통령실장의 역할이 줄어든 것이 아닌지?

" 정책실장직이 생겼다고 해서 대통령실장이 정책업무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며, 정책업무도 대통령실장이 계속 챙겨야 하는 소관 업무다. 이번 청와대 개편은 정책실장이 정책업무를 통할 조정하면서 정책을 한 번 더 거르는 역할을 함으로써 대통령실장에게 집중된 업무부담은 줄이면서 정책의 질과 효과성, 효율성까지 더 높이자는 취지에서 직제개편이 이루어진 것이다"- 아직 청와대 인사기획관과 G20(주요20개국) 행사를 준비할 국제금융보좌관, 공직기강비서관이 공석이다.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대통령께서 8.15 경축사에서 밝힌 사회통합위원회 구성과 위원장 인선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인사기획관과 공직기강비서관 자리는 아직 적임자를 찾는 과정이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국제경제보좌관은 G20 정상회의 추진체계를 새로 정비한 후에 인선을 검토할 계획이다. 사회통합위원회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사회통합위원회 규정'을 이달 중순까지 제정할 계획이다. 규정 제정 후 정부위원 15명과 민간위원 35명 정도로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 인선과 관련하여, 현재 여러 방면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으며, 진정으로 우리사회의 통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분으로 선정하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느라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

- 세종시 문제의 해법에 대해 어떤 개인적인 소견을 갖고 있나

"세종시를 세계적 명품도시로 만들어 충청 발전의 기폭제가 되게 하고, 나라발전에도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재 총리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고, 이에 대해 잘 경청하고 고심하고 있다. 세종시에 국가가 투자하기로 한 예산은 축소되지 않을 것이며, 무엇이 충청발전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고 국가발전에도 도움이 되는지 헤아려 충청도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추진하겠다."

- 하반기에 가장 집중해야할 국정과제는 무엇인가?

" 대한민국의 선진일류국가 건설을 위해 중반기에도 핵심 국정과제의 조기 완료 및 성과 확대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민생안정에 우선 많은 관심을 가지고 4대강 살리기와 녹색성장 등 미래대비 투자 등에 노력을 기울이겠다. 또한, 내년도에 G20 정상회의의 우리나라 유치를 계기로 국격 향상에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임태희 장관이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문제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임 장관이 원칙론을 피력한 것으로 안다. 그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정부는 불합리한 노사문화와 관행 및 제도를 개선하여 법과 원칙에 입각한 자율과 책임의 노사관계가 구축되도록 할 것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이 문제 에 대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

-교육개혁은 어떻게 추진해 나가나

" 교육개혁의 경우,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과도한 수험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능체제를 개선하겠다.또한, 점수위주의 학생 선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고, 사교육 시장의 합리적 운영을 유도할 것이다. 교원평가제를 2010년부터 전면 도입하도록 준비하겠다. 학생의 과도한 학습부담을 경감하고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선(미래형 교육과정)하는 한편,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공립고, 기숙형고 등 고교유형 다양화를 통해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혀 나가겠다. 선진화된 입학전형을 정착해나가기 위해서 과도한 수험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능체제를 개선하고, 점수위주의 학생 선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께서 일본 천황의 방한을 제안했는데, 일본 천황이 과연 방한 할 수 있을 지

"우리 정부는 그간 일본 천황 방한을 초청한 바 있으며, 일본 측이 적절한 시기에 천황 방한 의향을 표명시 언제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 북한을 방문중인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고 , 김정일 위원장이 북미대화 조건부 6자회담 복귀를 언급하는 등 한반도에서 북핵을 둘러싼 숨가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의 제재국면이 지속되는 와중에 중국이 대규모 대북지원을 통해 자칫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9일 한일정상회담, 10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의 구체적인 진전 조치들을 어떻게 제시해 한국의 주도권 행사를 할 것인지

"그간 북핵 프로그램의 일부분에 대해 단계적ㆍ부분적으로 접근함으로써 타협과 파행, 진전과 후퇴를 반복해 온 과거 패턴에서 탈피, 북핵 문제를 큰 틀에서 접근하는 근원적ㆍ통합적 해결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대통령께서는 지난 6월 워싱턴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근원적ㆍ통합적 접근 방식에 대해 협의하고 기본적인 인식을 같이하였으며, 그후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고위급 협의 계기에 공감대를 마련, 9월 유엔 총회 계기 방미시 이를 '그랜드 바겐'이라는 개념으로 제의했던 것이다. 현재 5자는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함께 안보리 제재를 성실히 이행하는 투트랙 접근을 지속하는 한편, 그랜드 바겐을 비롯하여 북한의 대화 복귀에 대비한 구체 협상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북핵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정운찬 총리,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도 친분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덕분에 당정청간 소통이 더욱 원할해 질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두분과의 개인적인 인연과 에피소드가 있나

"정총리는 서울대에서 같은 사회과학분야 교수를 했고, 내가 2003년 울산대 총장에 취임할 때 서울대 총장재직시에 내려와서 축사도 해 주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내가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시절에 공개과정 특강 강사로 초빙한 적이 있었다. 이후 울산대 총장으로 5년간 재직할때 이사장이었고, 총장에게 자율권을 부여해 줬다"

- 이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인가?

"지난해 10월 경제위기때 무척 어려웠다. 이대로 가다간 올 3∼4월에 큰일 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규제완화하고 투자촉진하고 해야 일자리를 만들고 하는데 예산, 법안이 여당내에서도 체제가 잡히지 않았다. 야당 체질의 여당의원들이 청와대를 공격하기도 하고, 중구난방이었다. 그래서 내가 초선 의원들 100여명 가까이 만나고 설득하고 다녔다. 쌍용차 분규 사태때도 힘들었다. 매일 가슴졸이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사고가 안일어난게 큰 다행이었다."

- 이 대통령에게 질책을 받은 적도 있는가?

"사실 대통령하고 나이도 같고, 친구이기도 하지만 호되게 혼난적이 있다. 혼내도 막말은 절대 안하신다. 지난해 KBS사장 선임시에 , 당시 민감한 시기인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한 모임에 나갔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에 대통령께서 처신 신중히 하지 않았다고 호된 꾸중을 들었다.지난해 행정관 성 접대사건때도 직원 단속 제대로 안했다고 대통령으로 부터 크게 꾸중 들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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