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미확인선박 동해코앞까지 몰랐다

북한주민 태운 어선 2시간동안 확인못해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주민 11명을 태운 북한어선이 지난 1일 동해상으로 귀순하는 과정에서 2시간동안 선박확인을 하지않은 공백이 생겨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육군은 강릉기지 레이더에서 1일 오후 3시 48분쯤 북측 전마선(소형 고기잡이 배)을 포착했다. 육군은 해당 의심선박의 모양 등을 감안해 우리 측 선외기(모터가 외부에 장착된 선박)로 판단했고 해경에 “해당 해역의 선외기가 몇 척이냐”고 물었다. 해경은 “9척이 출어해 2척은 귀항했으며 현재 7척이다”라고만 통보했다. 육군측은 오후 5시 50분쯤 해경에 확인을 다시 요청 했다. 이에 속초해경 소돌출장소는 오후 5시 54분쯤 경비정(S-22호)을 출동시켜 오후 6시 10분쯤 주문진항으로 유도해 북한 주민의 귀순여부를 확인했다.

북한어선은 육군이 최초목격한 시점부터 해경이 출동한 시간까지 약 2시간가량 동해상에서 떠돌았다는 것이다. 이에 안보관계전문가들은 미확인 선박이 북한주민이 아닌 무장간첩을 승선한 배였다면 떠넘기기식 해상경계는 심각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었다고 우려했다.

군측은 신고를 받은 시점에서 미확인선박에 추적번호(176번)을 부여해 추적을 계속했다고는 하지만 해경이 출동해 발견한 시점이 소돌출장소 전방해상 300m이었다. 침투를 위한 목적이었다면 수중을 통해 충분히 가능한 지점이다. 특히 오후 6시 1분쯤에 강릉에 거주하는 주민이 발견하고 신고했을 당시 미확인 어선은 해안으로 이동중이었으며 배 주변에 해군이나 해경 경비정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증언이 잇따라 경계태세 허술 논란은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군관계자는 “북한선박은 지난달 27일 북한을 출발 북한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동남방 250여㎞ 지점까지 항해하다 다시 서남방으로 선회해 남측 영해로 진입했다”고 밝히고 “거리가 멀어 감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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