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 안정화 위해서는 외환보유고 확충, 시장규모 확대, 원화국제화 등 필요
투기세력 언제든지 흔들 수 있어 변동성 극심
유동성 바탕 '원화 국제화' 서둘러 추진해야지난해 9월 추석연휴 마지막날.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소식이 뉴스면을 메웠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던 시점이었다. 외환시장도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지를 놓고 숨을 죽였다. 일촉즉발. 원·달러 환율은 1160원대로 급등한 후 불과 일주일만인 9월30일에 1200원선을 뚫었고 또 다시 일주일 후인 10월7일에 1300원선을 가뿐이 넘었다. 11월말 1500원선까지 치솟은 환율은 당국의 대규모 달러 매도개입으로 겨우 1259.5원에 2008년 종가를 기록할 수 있었다.
$pos="C";$title="";$txt="<1년간 원달러 환율 추이>";$size="550,335,0";$no="2009090810523856607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시장에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던 리먼 파산.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올해 초 환율은 지난해 고점을 돌파한 뒤 1600선마저 위협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점차 하락해 현재 1200원대 초중반대로 내렸다. 외환시장이 안정화로 접어든 것일까. 지난 1년간 우리나라의 회복 속도는 가히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IMF 금융위기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정부도 외환시장 안정에 각별히 공을 쏟아 부었다. 이번 금융위기는 우리나라 내부적인 요인보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위기였다는 점에서 IMF때와는 다르다.
그러나 IMF금융위기 당시 하루에 300~400원이나 출렁이던 환율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폭등락을 거듭하면서 10년전 외환위기에서 얻은 교훈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되묻게 만들었다.
$pos="L";$title="";$txt="";$size="347,200,0";$no="2009090810523856607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지난해는 대외적인 요인에 의해 위기가 시작됐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수급상 엄청난 불균형이 나타났다"고 입을 모았다.
경상수지 적자, 수출업체 선물환 헤지에 따른 매물 공백, 45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주식순매도, 해외투자펀드 손실 등을 감안했을 때 누가 봐도 환율은 폭등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환율 폭등 압력을 버틸 수 있게 했던 것은 외환보유고 때문이라고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언급했다.
1998년 IMF위기 때 300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고는 올해 5월말 기준 2267억 달러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인도에 이어 세계 6위다.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만약 외환보유고가 지난해부터 1500억달러 수준에 그쳤더라면 우리나라도 동유럽 국가들처럼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시장 시스템 안정화보다 그간 꾸준히 쌓아온 외환보유고가 그나마 위기를 빨리 끝낼 수 있게 한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고의 추가 확충 필요성도 강조되는 부분이다. 한 시중은행 선임딜러는 "가용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일은 취약한 외환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가장 선행될 일"이라며 "지난해 2000억달러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미국, 일본 등과 통화스왑을 체결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던 점을 감안하면 점진적인 외환보유고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하루 거래량이 불과 50억~7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외환시장 규모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비해 평균 외환거래 규모가 100억 달러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기업체를 비롯한 시장참가자들이 그만큼 환율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라며 "역외에서 마음만 먹으면 흔들 수 있는 규모로는 환율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는 '원화 국제화'가 꼽혔다. 시장 규모 확대나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결국 원화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것.
시장참가자들은 지난해 환율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외환딜러, 기업들이 과감한 베팅을 못해 유동성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환율 변동성 증가로 이어지는 식의 악순환이 지속됐음을 지적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우리나라 원화는 이머징 국가 중에서는 최고의 유동성을 갖고 있다"면서 "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거래되는 것까지도 제도권으로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종국에는 원화 국제화라는 큰 그림을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외환시장이 안정화됐다고 보는 데는 신중론이 여전하다.
한 시중은행 수석딜러는 "현재 국내 금융기관의 1년물 외화차입 금리가 리보+200bp선인데 이는 20~30bp하던 때와 비교하면 아직 안정화와 거리가 멀다"면서 "리먼 사태 이후 1년의 기간 중 2~3개월간 환율이 안정된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적어도 은행 차입금리 수준이 최소한 50bp 수준 밑으로는 떨어져야 안정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도 차분히 시장의 회복을 주목하고 있다.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지난해 다급했던 시기에 비하면 주식도 오르고 CDS프리미엄도 많이 내렸지만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며 "다만 중요한 것은 거시경제안정과 외환보유액 확충을 통해 시장 불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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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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