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앵무새가 똥을 먹는 사연은?

왕관이 부부가 연이어 네 번째 알을 낳더니 부쩍 민감해졌다.

날씨가 더워서 만사 귀찮은지 품던 알도 내팽개쳤다. 남의 집 사정이기는 하지만 이따금씩 다투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던 어느날 어미새인 '통통이'(기자는 '다산통통여사'라고 부른다)가 똥을 먹는 모습을 보게 됐다. 똥을 먹다 걸린 새도 그렇겠지만 그걸 발견한 기자도 좀 민망했다.

통통이는 왜 똥을 먹은 걸까? 새들이 똥을 먹는 경우는 대부분 두가지 이유라고 한다. 첫째는 알을 낳으려고 할 때, 둘째는 영양이 부족할 때. 물론 호기심에 먹어볼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아..또 알을 낳겠다면 말리고 싶지만 영양이 부족한 거라면 미안했다. 초복, 중복, 말복이 지나도록 사람만 영양 보충할 줄 알았지 새들 생각은 못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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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앵무새들을 기르다보면 그들의 기이한 식습관이나 습성에 대해 배우게 된다. 특히 영양이 부족할 때 앵무새들은 저런 식으로 본능적인 생존 방식을 드러낸다.

가끔은 이같은 영양부족이 스트레스와 맞물리면 알을 먹어버리는 식란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칼슘이나 무기질이 부족해 자신이 낳을 알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심각한 수준이다. 식란증은 참으로 고치기가 어려운 질환이다. 애조인들은 식란증을 치료하기 위해 칼슘이 듬뿍 들어있는 먹이를 준다. 이와 함께 골프공, 탁구공 등으로 가짜 알을 놓아두기도 한다.

그렇다면 앵무새들의 영양이 부족할 때 먹일 만한 것들을 찾아보자.

염토라고 불리는데 말 그대로 소금기가 있는 흙은 앵무새에게 좋은 영양 보조제가 된다. 앵무새 관련 샵에서 간단히 구입할 수 있는 것인데 앵무새들이 아주 좋아한다.
특히 알을 품는 앵무새에게 주면 모이보다 오히려 염토를 먹으려고 안달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같은 염토의 공급은 앵무새들의 염분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소낭에 흙가루가 머물면서 소화를 돕기도 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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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 메뚜기도 꽤 유용하다. 주로 알곡 모이만 먹는 새들의 경우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동물성 모이를 주면 좋다. 건조 메뚜기 뿐 아니라 건조 귀뚜라미, 밀웜 등도 좋은 건강식이다. 메뚜기는 약 100여마리 포장된 상태로 구입이 가능하다. 다만 일부 앵무새들은 무서워서 잘 먹지 않는 경우도 있어 잘게 부순 채로 주는 방법도 있다.

멸치나 오징어뼈는 정말 실용적인 영양 보충제다. 칼슘을 보충하기에 안성맞춤인데다 가격도 싸서 애용할 만하다.

그 밖의 영양 보조제도 활용해보자. 비타민제를 비롯한 스트레스해소용 블럭, 미네랄 블럭 등 다양한 고형 영양제를 새장에 구비해 두자. 영양 보충 뿐만 아니라 앵무새가 호기심에 장난감으로 갖고 놀기도 좋고 다양한 맛에 친숙해 질 수 있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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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말복이 지났음에도 더위가 가시지 않았다. 앵무새들이야 워낙 더운 지방 태생이 많아 이런 날씨를 잘 참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이녀석들도 더우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 스프레이를 두고 종종 뿌려주면 날개를 활짝 펴며 시원해 한다. 간혹 샤워기를 틀어놓고 물놀이 시간을 주는 것도 앵무새들이 무더위를 나기에 좋은 방법이다. 이쪽 저쪽 날개를 들어가면서 물장구를 치는 깜찍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시원한 수박 껍질이나 오이를 조금씩 주는 것도 좋다. 여름철 별미에 앵무새들이 행복해 할 것이다. 무더위가 가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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