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걸프전체 '긴장'

유복한 집안 출신.. 충분히 교육받은 테러리스트

지난주 쿠웨이트에서 체포된 6명의 자생적 테러리스트 소식에 걸프국가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알카이다에 심취한 쿠웨이트 국적의 이들 테러리스트들은 정부기관 건물과 미군의 대규모 군사시설인 '캠프 아리프잔', 그리고 일부 정유시설 등을 공격하려고 했다. 그동안 비교적 테러공격에서 자유롭다고 여겨지던 걸프지역 산유국들은 바짝 긴장했다. 이번에 체포된 테러리스트들이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것이 아니라 쿠웨이트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더구나 이들 테러리스트들이 대부분 유력정치인의 아들 등 유복한 집안의 자식들인데다 쿠웨이트 대학 물리학자 등 충분히 교육받은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6명 중 한 명은 유력 정치인 자말 칸다리의 아들이었으며, 또 5명은 이 집안의 사촌형제들로 밝혀졌다. 또 이들 5명은 지난 2002년 1명의 미군을 살상했던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1년간 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쿠웨이트 대학의 정치외교학과 압둘라 알 샤이지 교수는 "이번 사건이 공개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알카에다 세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총선에서 이슬람 정당의 세력이 약화된 것이 상서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오히려 수면 아래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세를 확장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한편 일부에서는 최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키스탄 등지에서 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알카에다가 테러공격을 감행할 새로운 근거지를 찾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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