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국제거래 급감, 세계화 퇴조하나

금융업계의 국제 거래가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세계화 시스템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은행들이 전례없는 빠른 속도로 국제금융에서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거래에 심각한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가 조사를 시작한 이례로 30년 가까이 국가 간 자금 이동량은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국가 간 자금이동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한 것. 은행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외 사업 매각과 동시에 현금의 해외 유출을 막은 채 국내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는 추세다.

독일 국유은행 웨스트LB는 지난 5월 일부 해외 사업부문을 정리하기로 했다. 영국의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아시아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소매 및 상업금융 부문의 매각을 논의 중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은행들이 자본 건전성을 탄탄히 하는데 도움이 되는 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해가 된다는 것이 문제다. BIS의 조사에 따르면 선진국 은행들의 올 1·4분기 대외 청구액은 전분기 대비 7200억달러(2.3%)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의 총 대외 청구액은 1조9000억달러 감소했다. 즉, 대외 청구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해외여신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스티븐 체세티 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은행들이 익스포저(위험노출자산)를 대거 줄이기 시작했다”며 “각국의 금융당국이 자국 내에서만 금융활동을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