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를 통한 기업구조조정을 천명한 산업은행이 재무적투자자 모집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당장 동부메탈 인수를 위한 자금 조성이 관건이다. 이때문에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업구조조정 관련 투자를 위탁할 운용사 선정을 이달말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메자닌펀드와 부실채권펀드를 운용할 곳을 각각 6개, 2개씩 선정한 후 약 2조원 가량의 투자 약정을 맺게된다.
이가운데 산업은행은 선순위대출과 지분투자의 중간 성격인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 등에 주로 투자하는 메자닌펀드 운용에 지원했다. 산업은행이 위탁 운용사로 선정되면, 중소기업 턴어라운드 PEF 등을 통해 신규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큰 구조조정 PEF 투자자를 모집하는 일이다. 산은은 중동국부펀드와 대규모 해외 사모펀드 등을 대상으로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아부다비투자청(ADIC). 산은은 이달초 아부다비투자청 등 중동자본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PEF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고, 민유성 행장이 직접 중동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도 후보군이다. 산은과 지난달 공동출자펀드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KKR은 현재 구조조정 PEF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이처럼 재무적투자자 모집에 분주한 이유는 당장 동부그룹의 동부메탈 인수협상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산은이 동부메탈 인수 의사를 밝힌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투자자 선정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메탈 한 곳뿐이라면 자체자금으로도 가능하겠지만, 앞으로 더 나올 매물들을 감안해야한다"고 말했다. 산은은 대우건설과 같은 초대형 투자가 필요할 경우에는 구조조정 PEF와는 별도로 중대형 투자자를 중심으로 프로젝트펀드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경우 과거 외환은행 매각 등과 같은 국부유출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할때 국민연금과 같은 국내 대형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적극 검토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유성 산은 행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 PEF 참여는 국민연금에게도 정당성이 좋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구조조정 PEF에 자금을 대는 투자자들을 위해 손실 발생시 펀드 출자금의 최대 8%를 우선 충당금으로 쌓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재익 산은 PF 부대표는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투자자의 수익률을 사전에 보장할 수 없다"며 "다만 기업 매도자와의 수익공유로 출자자 수익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손실 발생시 펀드 출자금의 5~8%를 우선 손실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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