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대하는 저신용자대출 일단 내놓고 보자?

시중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저신용자대출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신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는 최근 은행들이 대규모 자본 수혈 등 정책적인 지원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저신용자 대출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저신용자대출의 적극적인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관련 대출 실적을 은행경영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15일 연소득 2000만 원 이하의 영세 자영업자 또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무보증 신용대출 상품인 '희망파트너 대출'을 출시했다.

대출액은 최고 1000만 원까지 가능하며 금리는 대출신청액과 신용등급, 거래실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7~9% 수준이다. 대출기간은 1년이며 최초 대출기간 1년을 포함해 5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농협 등 3개 은행은 다음 달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제휴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 대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상품의 출시는 지역신용보증재단법 개정을 통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신용보증 대상에 개인이 추가되면서 가능해졌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바탕으로 3개은행을 통해 7000억~8000억 원가량의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인당 대출 한도는 500만 원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9일 저신용자 대출 상품인 '희망하나더하기 대출'을 출시했다.대출 한도는 1000만 원이며 중도 상환 수수료가 면제된다.

은행들이 이처럼 저신용자 대출 상품을 내놓는 것은 불법 사금융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사금융피상담센터의 상담 건수는 작년 2분기 962건에서 3분기 973건, 4분기 1040건, 올해 1분기 1055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12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기존에 내놓은 저소득.저신용자 대상 대출인 '희망홀씨 대출' 판매 실적은 지난달 22일 2243억 원으로 대출 한도 1조1700억 원의 19%에 불과해 상품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이 활성화될지는 불투명하다.

금융감독원은 대출 실적이 미미한 은행은 관련 상품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출 기법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협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경남은행은 서민맞춤 대출 안내서비스 회사인 한국이지론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저신용자가 대출 가능 여부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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