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안 나는 '전자담배' 불티

미국에서 담배연기 안 나는 '전자담배'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니코틴 함유량이 천차만별이지만 타르 같은 첨가제가 없다. 게다가 담배연기와 매우 흡사한 연무가 생겨 보기에 멋지다.

전자담배는 당국으로부터 승인 받지 않은데다 실질적인 안전검사도 거치지 않은 제품이다. 이런 판에 많은 애연가들이 가판대나 인터넷에서 전자담배를 구입하고 있어 문제다. 사무실·레스토랑·공항 같은 금연구역에서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대부분 중국산인 전자담배 수입을 금했다. FDA는 1989년 지금보다 다소 조악한 전자담배 수입을 금한 바 있다. 전자담배는 5년 전부터 중국에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FDA의 카렌 라일리 대변인은 전자담배가 "FDA로부터 승인 받지 않은 의료기기 제품"이라며 "따라서 미국으로 들여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 개비 값이 100~150달러인 전자담배는 배터리로 작동된다. 니코틴, 향료, 무색·저독성 용제인 프로필렌 글리콜이 들어 있는 카트리지는 교체할 수 있다. 담배연기 같은 연무 효과를 내는 것이 바로 프로필렌 글리콜이다.

전자담배를 피우면 센서에 의해 카트리지가 가열되면서 연무가 생긴다. 카트리지 안의 향료로 토바코, 멘솔, 체리가 사용된다.

FDA는 프로필렌 글리콜을 음식에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첨가제로 분류해놓고 있다. 문제는 프로필렌 글리콜을 흡입했을 때도 안전한가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소재 메이요 병원 니코틴중독센터의 리처드 허트 소장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전자담배가 금연에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안전한지 아직 검증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보건 당국은 여러 가지 향, 근사한 멋,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청소년과 아동이 탐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사추세츠 아동종합병원의 조너선 위니코프 교수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처럼 생긴데다 담배로 판매되고 있다"며 "규제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청소년들이 전자담배의 니코틴에 중독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와 홍콩 등 일부 국가는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전자담배 판매를 금하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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