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뉴삼성' 닻 올랐다..오너경영 발판 마련

<상> 오너경영 구축 마련



그룹 지배권 정당성 확보..'포스트 이건희' 속도낸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뉴 삼성'이 닻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헐값 매각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이에 따라 이 전무는 에버랜드 지분 확보에 대한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향후 '오너 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전무의 본격적인 경영참여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이 전무에 대한 경영능력 검증이 아직 끝나지 않은데다, 여론동향도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전무의 경영능력 검증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해외 순환근무가 될 것이란게 지배적이다.

 

■이재용 시대 '서막' 올랐다=이 전무는 에버랜드 지분 25.1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특히 에버랜드는 삼성그룹내 순환출자의 정점에 위치한 지주회사다.



에버랜드는 삼성생명(13.34%)을, 삼성생명은 삼성전자(7.26%)와 삼성카드(27.51%)ㆍ삼성물산(4.8%)을, 삼성전자는 삼성카드(36.9%)를, 삼성카드는 에버랜드(25.64%)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의 구조대로라면 에버랜드 최대 주주인 이 전무는 이번 판결로 삼성그룹내 주요 계열사의 지배권을 확보한 셈이다.



이 전무는 특히 올 연말이나 내년 초 부사장, 또는 사장 승진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올초 사장단 인사에서 이 전무 측근들을 전진배치하며 이 전무에게 힘을 실어준 상태다.

 

■'본격 경영참여'는 시간 걸릴 듯=이 전무가 본격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게 삼성안팎의 분석이다.



우선 경영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이건희 전 회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이 전무의 경영능력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또 이 전무의 경영 경험도 아직은 짧다.이 전 회장은 지난 1987년 회장에 오를 때가지 21년동안 현장을 누볐다.이 전무는 지난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 입사후 9년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여론의 향배도 변수다.국민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또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속도와 발을 맞춰 승계 작업의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스트 이건희'이후 '컨트롤 타워'을 잃고 좌고우면하는 삼성을 위해서는 예상보다 빨리 이 전무의 오너체제가 구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외 순환근무 검증이 1차 관문=이 전무는 지난해 10월 '해외 순환근무' 발표후 올들어 매월 한 차례씩 해외 시장을 돌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러시아, 벨라루시,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카자흐스탄 등 5개국을 방문했다.주요 거래처와 현지 제품판매장을 방문해 시장상황을 점검했다.또 현지 임직원과의 간담회도 가졌다.



이 전무는 4월에는 일본출장길에 올라 경쟁사들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했다.또 3월에는 경쟁사들이 몰려 있는 대만을, 2월에는 미국을 포함해 유럽 전역과 중국, 일본 등을 돌아본 뒤 40여일만에 귀국했다.



삼성 관계자는 "해외순환 근무를 통해 경영능력을 검증받을 경우 이 전무의 경영참여 시기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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