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가의 슬픈 한 주

[김수희의주식일기]6.유동성·실적·뉴스장세 이해하기

"시장이, 아니 시장도 울고 있다"
21일 1421.65 ▼14.05
22일 1403.75 ▼17.90
25일 1400.90 ▼3.85
26일 1372.04 ▼28.86
27일 1362.02 ▼10.02

지난 21일부터 27일 사이 5거래일간 코스피지수는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2월에 이어 최장기간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충격적인 소식들이 유독 많은 한 주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갑작스런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어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까지...

국내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던 글로벌시장과 차별화된 움직임을 나타내며(디커플링) 선방하던 그간의 힘을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속속이 제시됐다.

유동성장세? 실적장세?

최근 장세에 대한 진단을 놓고 여러가지 의견들이 쏟아졌었다. 아직까지 기업실적 개선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시중의 자금 여유와 금리하락을 배경으로 자금이 증시로 몰려 단기에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는 '유동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의견과 하반기 이후부터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되고 기업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며 나타나는 '실적장세'가 시작됐다는 의견이 맞섰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한 주만큼은 유동성장세도, 실적장세도 아닌 '뉴스장세'가 진행됐으며 한동안 증시가 이벤트나 뉴스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가지는 듯 했다.


그 중에서도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증시 움직임에 있어 뉴스의 힘이 더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벤트나 뉴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시점까지 시장 대응 강도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충고가 없더라도 사실 본 기자는 힘을 잃었다.

'투자자는 시장을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가슴이 차가워질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과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에도 아직은 서툴기만한 개미투자가인 본 기자는 날카로운 투자시각을 견지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불안한 시장의 움직임을 어떻게 읽어나가야 하는지, 이러한 와중에 좋은 기업을 어떻게 찾아내야 하는지, 계속되는 고민에 홈트레이드시스템(HTS)의 주식주문 창구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단기간이지만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번주 초 쏟아졌던 시황 전망 보고서의 공통된 목소리에 공감이 가는 순간이었다.

"물론 최근 일어나는 일들이 정치적 이슈이긴 하지만 노 전대통령의 서거가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경우 증시를 포함한 한국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박병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

"생각보다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가슴아픈 일이긴 하지만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북한의 도발 행동의 충격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사회통합이 바로 그 답이라고 할 수 있죠"(진념 전 경제부총리)

본 기자가 일주일간 만난 시장전문가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실제 사자행렬의 탄력을 부여해왔던 개미투자가들은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였다.지난 27일부터 코스피시장에서 적은 규모이긴 하지만 사흘 연속 팔자세를 유지한 것.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관련 뉴스에 아랑곳 않고 11일 연속 사자세를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에서 삶을 볼 수 있다"

주가에는 비단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 전망, 환율이나 금리같은 경제 변수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심리 상태나 정치 정세 등 경제 외적 요인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이 찾은 답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전쟁관련주가 계속 들썩이고 있는 한 주. 이렇게 주저 앉아만 있을 때는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28일 1392.17 ▲30.15
29일 1395.89 ▲3.72

5거래일내내 내리막길을 타던 국내증시도 조금씩 힘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한국경제가 갈 길은 멀다"

다음주 장을 기다리는 본 기자는 진 전 부총리의 말을 되새김질해 본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