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대통령 국민장]서울광장 '촛불 밝혔다'..2만명 집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된 29일 오후 8시 퇴근 시간을 맞아 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촛불을 든 시민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다.

경찰 추산 8000여명, 주최측 추산 2만여명에 달하는 시민들은 시청앞 광장에서부터 서울특별시의회 도로 앞까지 가득 메운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앉아 국민 발언대에서 발언하는 사람들에게 귀를 귀울이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를 이어가는 등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가장 서민적이었던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며 노 전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가장 억울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할 자리이기도 하다"며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자유발언대에서는 "대학교 등록금에 대한 공약을 지키라"는 대학생에서 부터 "일부 강남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만을 양산하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자"는 시민들이 줄줄이 발언에 나서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견도 다양하게 갈렸다.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영결식부터 지켜봤다는 대학생 김수현(25·면목동)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을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촛불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며 "그러나 발언 내용도 그렇고 갈수록 순수한 추모의 마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이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직장을 마치고 바로 달려왔다는 한 40대 직장인은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것은 커다란 틀에서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한 생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는 오전 영결식과 노제가 진행되던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노 전대통령에게 마지막 조문을 하기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현재 경찰은 202개 중대 1만2000여명의 전경을 서울 광장 주변에 배치, 이들은 서울특별시의회 앞에서 시민들과 마주보고 대치하고 있으나 커다란 충돌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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