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소나기는 소나기일 뿐’

한꺼번에 밀려온 악재로 금리 출렁, 박스권 유지할 듯

미 국채금리 급등과 북한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가 국내 채권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28일 그간 비교적 무덤덤하던 채권시장마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후 1시 현재 국고채 3년물 8-6의 경우 전일대비 6bp 오른 3.88%로 거래되고 있다.
국채선물 또한 21틱 하락한 110.81을 기록중이다. 같은시간 외국인은 6666계약(금액 738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약세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외발 불안요인이 악재인것은 분명하지만 지속적으로 채권시장에 부담을 줄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채권시장에 영향을 주는 주된 변수가 환율이었던 만큼 원·달러 환율변동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시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6.90원 상승한 1276.30을 기록중이다. 다만 장중 고점인 1284.00원보다는 상승폭을 줄였다.

◆ 지정학적 리스크 어제오늘일인가 =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발사, 한국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전격가입 등으로 남북관계가 그 어느때보다 얼어붙고 있다. 다만 이같은 문제가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주현 JP모건체이스 상무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향후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것으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태로 계속 가는 것”이라며 “채권시장은 이미 이같은 문제를 선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금일의 금리 약세는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미 국채금리 상승 영향이 더 커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환율변수에 주목해 향후 영향력을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과거처럼 별 영향이 없다라고 단언키는 어렵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이 가장 큰 영향력을 줬던 만큼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북한 문제가 다르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미 국채금리 상승, 미국만의 문제일수도 = 전일 미국의 10년만기 국채금리가 17bp 급등하며 3.72%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14일 3.73%를 기록한 이래 6개월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셈. 연말과 비교해서는 150bp 정도가, 4월말 대비로는 70bp 가량이 상승했다.
2년만기 국채금리도 전일대비 5bp 오른 연 0.9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장단기금리간 스프레드가 275bp로 벌어지면서 지난 2003년 8월 기록한 274bp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우려, 재정적자, 천문학적인 국채 물량부담 등으로 미 국채금리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영향이 국내 채권시장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신동수 애널리스트는 “미 국채금리가 양적확대정책 등으로 흐름상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이로 인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이는 미국이 영국이나 유로보다 건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며 실제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한다면 미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상실할 수 있어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채권시장은 이같은 영향을 상당부문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주현 상무도 “미 국채금리가 상승했지만 추가적으로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시장은 미국과 같은 물량부담도 없어 큰 영향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진모 연구위원 또한 “미국의 경기지표가 이제 막 돌아서고 있어 국채 금리 약세가 한두달 정도 더 진행될 수밖에 없다. 다만 미 국채 10년물을 기준으로 4%선을 고점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경기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회복 신호선인 4%를 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투자자들 사이에 그런 말이 오가는 것 자체가 당분간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박스권 붕괴는 쉽지 않을 듯 = 미 국채금리 상승, 북한문제가 이미 국내 채권시장 금리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물 기준 3.5~4%대의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양진모 연구위원은 “미 금리가 고점에 이를때까지는 국내 채권시장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국내쪽 수급이 여타 국가보다는 나쁘지 않아 상승탄력이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동수 애널리스트 또한 “흐름상으로 보면 광공업생산 등 지표개선으로 인해 박스권 상단을 잠시 뚫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상무는 “국채선물 만기가 2주뒤로 다가온 상황에서 저평수준이 8bp(24틱)가량 벌어져 있어 받쳐줄 요인이 있다. 또한 산업생산 발표 등으로 인해 하루 이틀 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3.5~4%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4%대를 치고 올라갈 경우 한국은행이 국채 직매입 등 안정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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