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용기 음료 주의하세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료를 마시면 체내에서 논란 많은 '성교란' 화학물질 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하버드 공중보건 대학원(HSPH) 연구진이 실험 참가자들에게 1주 동안 합성수지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 용기로 물을 마시게 해본 결과 오줌에서 비스페놀 A(BPA) 수준이 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PA는 아이들 젖병은 물론 많은 플라스틱 식음료 용기 제조에 쓰이는 것으로 일부 국가에서 독성 물질로 분류돼 있다. BPA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유사 작용을 하는 성교란 물질이기도 하다.

HSPH의 연구진은 실험에 들어가기 전 실험 자원 학생 77명에게 1주 동안 스테인레스 스틸 용기로만 음료를 마시도록 지시했다. BPA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1주 동안은 폴리카보네이트 용기로만 물을 마시도록 당부했다.

과거 실험 결과 BPA 섭취 수준이 높으면 기형아 출산, 성장 장애, 심장병·당뇨병 발병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위험한 것은 아기에게 먹일 우유를 데울 때처럼 폴리카보네이트 용기를 데우면 상당량의 BPA가 내용물과 섞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결과를 작성한 하버드 의대 역학과의 카린 미첼스 부교수는 "실험 자원 학생들에게 1주 동안 폴리카보네이트 용기에 담긴 찬 음료를 마시게 했더니 오줌 속의 BPA 수준이 66%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 젖병을 데울 때처럼 용기를 데우면 BPA 수준이 급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경우 BPA의 호르몬 교란 작용에 매우 취약할 수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캐나다는 폴리카보네이트 젖병에 BPA 사용을 금하고 있다. 몇몇 제조업체는 자발적으로 제품 제조에 BPA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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