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골라놓고도 멀어져간 5% 수익"

[김수희의주식일기]"잘 골라놓고도 멀어져간 5% 수익"

22일 스타크래프트2가 한국에서 첫 선을 보였다는 소식을 들은 기자는 귀가 솔깃했다.

두 달 전 들었던 H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말이 떠올랐다. 리서치센터장이기도 하지만 아버지이기도 했던 그가 해준 이야기는 스타크래프트2에 관한 것이었다.

"제 아들이 컴퓨터를 바꿔달라고 연초부터 조르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 지요. 고사양 컴퓨터를 미리 준비해놓고 싶었던 마음이었나 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두 번째 작품이 또 다른 소비를 불러일으키고 우울한 증시에 조금이나마 햇살로 다가오지 않을까하는 판단입니다"

당시 그의 이야기를 인상적으로 들었던 터라 본 기자는 망설임 없이 스타크래프트2 관련주에 투자를 해보기로 결정을 내렸다. 특히 스타크래프트2 시연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등 출시가 임박한 지금이 매수에 들어가기에 적기라는 판단이 섰던 것. 아니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다급해졌다.

'어떤 종목을 사야하나...' 관련주 찾기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종목선정이 쉽지 않았다. 고사양 컴퓨터로 먼저 바꾸려고 한다는 말에 착안, 윈도7 관련주 중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이 윈도7과 관련돼 있는지 몰라 이미 나왔던 뉴스를 참고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검색에 들어갔다. '역시 스타크래프트2, 베타테스트 소식에 관련株 들썩'(본지 5월8일자 13시12분 기사 참고)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클릭해 들어가니 이런 저런 종목들이 나열돼 있었다.

"스타크래프트2 관련주도 사실 테마주로 분류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거래량이 많은 것을 중심으로 실제로 사업을 연결시킬 수 있는 종목을 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D증권사 게임전문 담당 애널리스트로부터의 조언이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들어가 이 종목, 저 종목을 넣어가며 최근의 거래량을 비교해봤다. 결국 고르고 고르다 'J종목'을 낙점했다. 시간은 오전 8시 30분. 시장가로 수량 50주를 산다는 주문을 내놓고 잠시 창을 닫았다.

밀려있는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장 시작 30초전. 20초전.10초전...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다.

장이 시작되자마자 J종목의 가격을 확인해봤다. '4% 상승'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기쁜 마음에 일에 다시 매진하기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난 후 주문창을 클릭해봤다. '미수'라는 두 글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아뿔사, 주문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 낭패였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기억을 더듬어 주문을 내기 전 상황으로 되돌아가봤다. 가격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기자는 주문가격에 '시장가'를 그대로 적어놓았고 장이 시작하자마자 급등한 덕분에 매도 물량이 없어 주문이 성사되지 않은 것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했지만 한숨부터 나왔다.

'호가정보'를 파악하지 않고서는 거래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주식원론이 이제야 다가왔다. 호가란 '시장이 어떤 종목을 얼마에 얼마나 많이 매매하려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다.

호가 정보는 증시 개장 전후 그리고 증시가 열리는 동안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HTS를 보면 현재 매매체결가를 중심으로 위 아래로 높은 것부터 낮은 것 순으로 제시된다. 각 호가마다 매도잔량, 매수잔량이 얼마나 쌓여있는지 표시가 돼 있다.

가격우선기준에 따르면 가장 낮은 값을 부른 '팔자'주문이 가장 높은 값을 부른 '사자' 주문과 연결된다고 한다. 결국 가장 낮은 팔자 호가가 본 기자가 제시한 '사자'호가보다 높았기 때문에 호가가 일치하지 않아 주문이 실패로 돌아갔던 것이다.

그날 J종목은 5%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제대로 된 종목을 선정해 놓고도 가격을 맞추지 못해 눈앞의 수익을 놓쳤다.

어쩌겠는가.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음 주 투자를 다시 기대해보자.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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