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권 아파트값, 9개월만에 상승세로

급매물 소진 돼 작년 8월 이후 첫 상승...동대문구 가장 높아
투자수요 없어 상승세 지속은 의문


강북권 아파트값이 작년 9월 이후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5월 1일부터 20일까지 강북권 월간 매매가 변동률을 살펴본 결과 0.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권 아파트값은 작년 11월 0.67%가 하락하는 등 꾸준히 하락했으나 하락폭이 점점 줄어들어 1월 -0.48%, 2월 -0.40%, 3월 -0.29%, 4월 -0.03%의 변동률을 보였고, 5월 드디어 상승으로 돌아섰다.

이렇게 반등한 이유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 여파가 주변 지역으로 퍼져나가 급매물이 거래됐기 때문이다. 강북권이 오랜 기간 저평가 됐다는 인식과 낮은 대출금리도 한 몫을 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동대문구가 0.09% 올라 가장 높은 변동폭을 기록했다. 그 외에 노원구(0.08%), 도봉구(0.07%), 은평구(0.06%) 4개구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홈타운3차 86㎡A가 5월 들어 1000만원 오른 2억8000만~3억5000만원, 99㎡A도 1000만원 오른 3억5000만~4억원이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72㎡는 5월 들어 1000만원 올라 2억3000만~2억9000만원, 중계동 무지개 85㎡는 500만원 올라 2억6000만~2억8000만원이다.

두 지역 모두 매수 문의는 꾸준하지만 저가매물 위주로만 찾고 있어 정상시세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봉구 방학동 벽산2차는 급매물 소진 후 5월 들어 1000만원 가량 시세가 상승했다. 79㎡가 2억2000만~2억5000만원, 109㎡가 3억~3억3000만원이다.

은평구는 가격 하락이 오래 지속된 것이 반영된 모습이다. 갈현동 현대 76㎡와 구산동 경남아너스빌 109㎡가 각각 500만원씩 올라 2억2000만~2억3000만원, 3억3000만~3억9000만원이다.

그러나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가매물이 없자 매수세가 줄면서 거래가 거의 중단됐고 오히려 높였던 매매가를 다시 낮추는 매도자도 등장하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강북권이 올해 들어 첫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주목해야할 일”이라면서도 “아직 실수요 외에는 투자수요가 흡인되고 있지 않아 상승세가 지속될 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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