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막걸리의 부활

오미자·녹차·막걸리칵테일 등 진화
매출 급증...일본 등 수출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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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추억의 막걸리가 진화하고 있다. 경기불황과 웰빙 열풍에 힘입어 한때 소주에 서민주 자리를 내줬던 막걸리가 형형색색의 옷을 덧입고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글로벌식품 외식사업단이 운영하는 전통문화주점 외식 가맹점 브랜드인 '뚝탁'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이 주로 마시는 술은 바로 '막걸리 칵테일'. 딸기ㆍ키위ㆍ복숭아ㆍ포도ㆍ파인애플ㆍ유자ㆍ블루베리 등 생과일 외에 쌀ㆍ콩ㆍ보리 등을 섞은 오곡, 수삼 등 모두 15가지 종류의 막걸리 칵테일이 있다.

막걸리와 생과일주스가 혼합돼 칵테일잔에 담겨 나오는 이 막걸리 칵테일은 빛깔부터 빨강ㆍ노랑ㆍ보라ㆍ초록 등 총천연색이다.

경북 문경에서는 오미자 막걸리를 제조하고 있다. 연한 핑크빛이 감도는 이 막걸리는 일견 '딸기우유'처럼 보이지만 단맛과 신맛, 매운맛, 쓴맛, 짠맛 등 다섯가지 맛이 조화를 이뤄 독특한 풍미를 자아낸다.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하루 100상자(12병들이) 정도에 불과하던 생산량이 꾸준히 늘어 최근 500상자를 생산, 전량 판매하고 있다.

전통주 대표기업인 국순당은 최근 유통기한을 기존 제품보다 3배인 30일로 늘려 업계 최초로 전국유통이 가능한 생막걸리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국순당이 자체 개발해 특허를 낸 '발효제어기술'을 사용해 생막걸리내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시켰다.

다양한 막걸리가 출시되면서 막걸리 부문 매출도 급등하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달에만 22만병의 막걸리를 판매했다. 1월 7만병, 2월 6만병, 3월 10만병에서 급상승한 수치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기존 맥주와 소주만을 판매하던 업소에서도 막걸리 신규 입점을 요구해 지난 한달간 신청건수는 60건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술 개발과 품질 개선을 통해 막걸리가 웰빙술로 재탄생했다"며 "탕이나 무침, 전 등 어느 안주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막걸리는 6도 정도로 도수가 낮아 부담없이 마실 수 있고 일본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주요 품목이라는 점도 막걸리 매출을 올리는 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막걸리의 인기는 그야말로 뜨겁다. 일명 '배용준 막걸리'로 통하는 국순당의 '고시레 막걸리'는 지난달 초 야후재팬 인터넷쇼핑몰에서 개시 8분만에 한정판 패키지 300세트(6병 묶음)가 매진됐으며, 시판 한 달 만에 3만병이나 팔렸다. 배상면주가의 '대포막걸리' 역시 한 달 만에 2만5000병이 판매됐다. 참살이탁주 또한 최근 일본 유통업체와 100만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특급호텔인 서울 롯데호텔의 한식당 '무궁화'는 2만~6만원 대의 고가 막걸리를 지난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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