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연 대표 "싱크대 기름때 고민하다 창업했죠"

이가연 우신엔티아이 사장 식용유정제기 개발



주부 이가연씨는 씽크대 청소를 할때마다 찌든 기름때로 애를 먹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평상시 가사일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던 그는 시커먼 기름을 어떻게 하면 노랗게 바꿀수 있을까 고민했다.

2년여간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폐기름을 몇 번이고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 2004년 우신엔티아이를 설립하고 창업에 나섰다.

이 회사의 주방기기 '노블클린'은 천연펄프와 특수 활성탄을 이용해 2중으로 폐식용유를 정제하는 기술이다. 기름이 오래되면 산소와 만나 부패되는 산폐현상이 일어난다. 불순물도 껴 지저분해진다. 이를 폴리에틸렌 재질의 1차필터를 통과한 후 1000도에서 구운 다공성 천연광물을 거치며 2차로 걸러지게 된다. 정제된 기름은 80% 이상의 순도를 자랑한다. 또 산화 억제를 위한 음이온장치가 들어 있다. 튀김을 할 때 맛도 좋아진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이가연 대표는 "튀김이나 기름사용이 많은 업소의 경우 하루 일과가 끝난후 버튼만 누르면 튀김기에 있던 식용유가 밑으로 빠지고 정제가 시작돼 다음날 아침이면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믿기 힘들지만 공인받은 기술이다. 지난 4월초 출품했던 제네바 발명전에서는 전 세계 38개국 548점의 출품작들을 제치고 금상을 수상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도 우수상을 받았다.

전용 필터제품과 순환 정제기는 요즘 월 1억원씩 꾸준히 팔린다. 지난해는 매출 10억원을 넘었다. 올해는 발명박람회 참가 등 해외 바이어를 공략할 계획이다. 실제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외국 바이어들의 문의가 많다. 수출로 이어지면 올해는 30억원 매출은 가능할 전망이다.

이가연 대표는 "기름뿐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 같은 유해가스의 저감 시스템도 개발하겠다:면서 "사소한 것에서 시작해 녹색 환경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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