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햇살' 위기 탈출 '잰걸음'

<유동성 WATCH⑥>

글로벌 경기침체의 진원지인 금융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다. 3개월 달러화 리보금리가 0.8%선으로 떨어지고 TED 스프레드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신용경색을 가늠하는 지표들이 속속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다.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1%를 하회했던 3개월 달러화 리보금리(런던 은행간 금리)는 15일 0.83%를 기록했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후인 지난해 10월 리보금리는 4.82%까지 치솟았다.

리보와 오버나잇스왑(OIS) 스프레드 역시 63bp로 지난해 3월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옵션 투자자들은 스프레드가 연말 52bp까지 하락하는 데 베팅하고 있다. 리보-OIS 스프레드가 떨어진 것은 은행간 자금거래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TED 스프레드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TED 스프레드는 전날보다 3bp 하락한 67bp를 기록했다. 이는 BNP파리바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로 인해 펀드 환매를 중단했던 2007년 8월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TED 스프레드는 3개월물 미국 국채수익률과 리보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신용경색의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기업 자금조달 역시 숨통이 트이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월마트는 1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2007년 신용위기가 촉발된 이후 최저 수준의 스프레드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월마트가 발행한 5년만기 회사채과 5년물 국고채의 스프레드는 125bp를 기록했다. 연초만 해도 월마트의 5년만기 회사채 스프레드는 175bp였다.

이밖에 영국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의 거래가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연동채권의 거래 규모는 과거 월평균 380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으나 최근 위기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UBS는 "최근 시장을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유동성 측면에서 바닥을 빠져나오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RBS의 외환전략가인 그레그 깁스 역시 "신용경색에 대한 극도의 공포는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이며, 금융시스템의 유동성이 정상 수준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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