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왕의 남자' 위해 트랜스젠더 바 다녔다"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배우 이준기가 영화 '왕의 남자'에서 공길 역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 트랜스젠더 바를 다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준기는 6일 오후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트랜스젠더 바에 가서 그들의 시선 처리와 표정, 말투, 몸짓 등을 유심히 관찰하며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의 눈빛은 묘한 부분이 있다"며 "힘이 조금 풀어져 있는데 그걸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 거기서 살 수는 없으니까 필요할 때마다 갔다. 거기서 관찰한 것이 큰 도움이 됐고 그것을 내재한 채 촬영장에 가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익은 "당시 이준익 감독이 내게 '넌 남자가 아니라 무성이다'라며 원래 모습으론 안 된다고 말했다"며 "현장에서도 연기 외에는 아무 말을 하지 못하게 했고 심지어는 내 방에도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왕의 남자'에 캐스팅됐을 때 이준익 감독이 '네가 연기를 잘 못하면 너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 자칫 잘 못하면 공길이란 인물이 천하게 보이고 비호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마음 속으로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연기 잘하는 선배들을 직접 보니 주눅이 들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촬영을 마치고 개봉 전에도 "영화 '태풍' '작업의 정석' '킹콩' 등이 있어서 흥행에 대해 불안했다"며 "감우성, 정진영 선배 이름 다음에 내 이름이 포스터에 있어서 내 이름이 빠지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준기는 "개봉 후 100만명을 처음 돌파할 때 파티를 했고 1000만명이 넘고 갑자기 나를 둘러싼 관심이 높아져서 기고만장해지기도 했지만 이후 '플라이 대디' '첫눈' 등의 실패로 스타가 아닌 배우로서 꿈을 다시 꿀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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