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채권 상승···경기 악화 지속 탓

3월말 기준 1.47% 19조 3000억원
중기여신 부실 속 가계 여신도 부실화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증가한데가 가계여신 부실채권 비율 역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을 분석한 결과 부실채권비율은 1.47% 수준으로 전년의 1.14% 대비 0.33% 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잔액은 총 19조 3000·억원으로 집계, 이는 전분기의 14조 7000억원보다 4조 6000억원 늘어났다.

이 처럼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한 원인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악화현상이 지속되고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중소기업여신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표 참조)

부문별로는 올 3월말 기준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1.82%로 조사, 전년동기의 0.88%보다 0.94% 포인트 증가했고,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 역시 0.68%로 전년동기(0.58%)대비 0.1% 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올 4분기 중 신규로 발생한 부실채권규모는 9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인 지난해 12월말의 9조 5000억원 비해 2000억원이 줄었다.

이 처럼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한 가운데 올 1분기 중 국내은행들의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4조 7000억원을 기록,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5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은 대손상각을 통해 1조 4000억원을 정리한 것을 비롯해 담보처분에 의해 회수한 금액이 1조 1000억원, 연체이자회수 등 여신정상화 8000억원, ABS 7000억원 순으로 처리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대내외 경제상황 악화의 지속성과 기업 구조조정 추진 등으로 향후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따라 은행의 경영 건전성 및 대외 신뢰도 제고를 위해 자체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수립하는 등 신속한 부실채권 정리를 유도키로 했다.

또한 자기자본 확충 등을 통해 부실여신 증가에 대비토록 지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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