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지만 외화에서는 곧잘 경험할 수 있는 성기 노출. 이에 대해 영화관계자들은 대부분 작품에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주장한다.
얼마 전 진행된 시사회에서 송강호는 “그 장면이 어느 정도는 상현의 순교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순교라고 하면 신앙과 구원을 위해 종교인이 죽는 걸 의미하는데 신부인 상현이 그 장면에서 자신의 치욕적이고 수치스런 모습을 보임으로써 잘못된 구원과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일종의 순교의식을 치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꼭 필요한 장면이었고 (성기 노출이) 이 작품이 말하고자 했던 가장 강렬하면서도 정확한 표현의 장면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이견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를 떠나 일부 영화인들도 이를 ‘표현의 자유’로 이해한다. 외국영화에 비해 영화적 표현에 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특별한 대목으로 해석하는 경우다. 이로써 영화 등급심의와 관련해 좀더 폭이 넓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어떤 이는 “이 같은 과감한 시도를 할 만한 감독이 박찬욱 말고 또 누가 있겠느냐”라며 “사제복 입은 신부가 자신을 따르는 신도에게 성폭행을 하려고 함으로써 스스로를 버리는 결과가 됐다. 즉 ‘순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쥐’가 성기 노출이라는 파격적인 장면은 그대로 반영한 것에 대해 작품성 외에 다른 목적과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치는 쪽은 상업영화가 갖는 특성에 따라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나 해외영화제를 위한 특별한 장치라고 주장한다.
영화 속 여성의 노출 수위가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과 맞물려 남성의 성기 노출은 그에 비해 더욱 큰 이슈가 될 수 있다는 것.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미 ‘미인도’와 ‘쌍화점’ 등에서 여성연기자의 노출이 상당 부분 홍보에 주효했듯이 ‘박쥐’에서는 남성연기자의 파격적인 노출이 상당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시사회 이후 송강호의 성기노출이 각 포털사이트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사실. 때문에 홍보성 목적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박쥐’가 다시 한 번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을 감안해 해외영화제에서 인정받는 박찬욱 감독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이 같은 살신성인의 코드가 꼭 필요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여성 배우의 노출 수위가 매번 흥행을 위한 홍보와 연결되듯이 이것 역시 영화 흥행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요소. 결국 박찬욱 감독과 그의 작품을 빛내기 위한 새롭고 과감한 도전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이런 목적이 부정될 수는 없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