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금사정 빠른 악화 배재 못해
금융통화위원들이 우리경제의 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기침체의 심화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함에 따라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경기 바닥론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28일 공개한 ‘3월12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경기하강이 빨라지고 있고 경기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기준금리를 너무 낮추다보면 자본유출이 일어나 외환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통화정책의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이 상당한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 그간의 적극적인 금융완화조치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향후 경기상황에 따른 정책대응 여지를 남겨둘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A위원은 “경기회복시기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얼마남지 않은 기준금리 추가인하 여지를 소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또한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도 환율상승의 영향으로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동결을 대신할 다양한 방안에 대한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B위원은 “통화완화기조를 지속하되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자”며 “아울러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살리기 위해 크레딧물이나 기관물의 선별적 매입 등을 통해 실물부문에 한시적이나마 직적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C위원도 “기준금리를 유지하되 총액대출 등 유동성완화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에도 필요한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자”며 “기업 및 가계의 금융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데도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7명의 금통위원 중 강명헌 위원만이 25bp를 인하해 1.75%로 인하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우선 정책금리 하향조정 여지가 별로 없다는데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경제가 직면한 경기침체 폭과 이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일관된 정책 시그널을 시장에 준다는 측면에서 소폭이나마 정책금리를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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