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100일]전 세계를 달군 오바마 신드롬

지난 1월 20일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지 100일. 버락 오바마를 따라 다니던 수식어들이 어느새 '오바마 신드롬'으로 탈바꿈했다. 그가 다녀간 핫도그 집은 대박집으로 거듭났고 그의 말 한마디한마디는 책으로 출간돼 전 세계 서점가를 뜨겁게 달궜다. 급기야 로마황제의 얼굴이 새겨졌던 순금 코인엔 오바마의 얼굴이 새겨졌다. 오바마와 함께 그의 아내인 미셸 여사와 두 딸 말리아와 샤샤도 오바마 신드롬의 한 축을 이루며 '퍼스트 패밀리'로서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오바마, 오! 바마=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 100일도 채 지나기 전에 그를 기리는 순금 코인이 등장했다. 영국 버밍엄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 주조소에서 만들어진 '오바마 코인'은 22캐럿의 순금으로, 2009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제조업체는 전 세계에서 주문이 빗발쳐 주문을 서둘러야 한다며 즐거운 비명이다.

한편 2008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오바마의 한마디 한마디는 어록이 된다. 그의 자서전과 성공스토리를 다룬 책들이 연일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일본 같은 비영어권 국가에선 리스닝 교재인 '오바마 연설문'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점 관계자에 따르면 오바마 연설문은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이뤄져 있어 영어에 서투른 사람도 쉽게 공부할 수 있다고. 일본에선 이 책이 석 달간 48만부나 팔리며 오바마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오바마 신드롬은 외식업계에서도 불고 있다. 워싱턴 U스트리트에 위치한 음식점 '벤스 칠리 볼(Ben's Chili Bowl)'은 최근 미국 각지에서 몰려온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워싱턴 최초 무성영화관이 있던 자리에 1958년 문을 연 벤스는 원래도 워싱턴의 명소였지만 오바마가 이곳을 찾은 후로는 그야말로 '초대박집'으로 떠오른 것. 뉴욕타임스는 이곳은 매일 대기행렬로 장사진을 이루지만 다툼 한번 일어난 적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세계의 패션 아이콘 미셸=오바마가 대통령 후보였던 시절, 미셸 여사는 스타일리스트 하나 없이 수수한 차림으로 유세장 곳곳을 누볐다. 심지어 작년 11월 7일 시카고 유세에서 입었던 옷차림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한동안 입방아에 오르내릴 만큼 악평을 받았다.

그랬던 그녀가 세기의 멋쟁이 '제2의 재클린' '검은 재클린'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세계의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


1월 20일 역사적 순간을 맞아 미셸 여사가 선보인 디자이너 이자벨 톨레도의 금빛 드레스와 코트는 전 미국민의 희망을 나타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녀가 취임식에 원피스 차림을 선보인 후 한국에서도 원피스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 봄에는 특히 미니 원피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볼륨을 넣은 풍성한 단발머리에 여성스럽고 컬러풀한 원피스 정장, 진주 목걸이는 어느새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아 전 세계 여성들 사이에서 새로운 유행을 낳았고 그녀의 의상을 담당했던 무명의 디자이너 마리아 핀토는 일약 스타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백악관엔 이색풍경=권위의 상징인 백악관에는 오바마 부부의 두 딸 말리아와 샤샤를 위한 그네와 미끄럼틀도 등장했다. '말리아와 사샤의 성(Malia & Sasha's Castle)'으로 이름 붙여진 이 놀이기구의 가격은 3500달러로 오바마 부부가 직접 돈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평소 두 딸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미셸 여사는 백악관 남쪽 뜰인 사우스론에 텃밭을 마련했다.

면적이 1100 제곱피트(102㎡)인 이 텃밭에서는 고추와 시금치, 아루굴라 등 백악관 요리사들이 고른 채소 55가지를 기르게 된다. 씨앗과 비료 등을 모두 유기농으로 사용해 친환경 채소를 재배한다는 것이 백악관의 구상으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백악관은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부부의 두 딸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말리아와 샤샤를 위해 퍼스트 도그로 포르투갈 워터 도그(portugal water dog) '보'를 맞아들인 것.

퍼스트 독은 대선 후보 당시 오바마가 두 딸에게 "강아지와 함께 백악관에 가자"고 한 공약의 실현으로, 당시 유권자들은 퍼스트 독 투표까지 실시했다. 시카고트리뷴이 실시한 투표에서는 셸터독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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