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착시효과'...상승 탄력 둔화 대비해야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에 대비한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급격한 경기 하강이 멈춘 상황에서 기업들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고 개인 투자자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최근 주가 상승의 동력이 돼 왔지만 상승장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점차 한계 수준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승 동력이 고갈될수록 증시는 투자 심리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은 27일 투자 심리 급변에 따른 본격적인 주가 조정 국면에 대비해 코스피 지수가 1400선에 근접할 수록 주식 비중을 줄여가는 보수적인 시장 접근을 권고했다. 이를 위해선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 3월 초 이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들의 상승 탄력 등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영향력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기관이나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감소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증시 과열 신호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쏠림 현상으로 머지 않은 시점에서 평균적 수준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고객예탁금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이 점차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성 팀장은 설명했다.

기업 실적과 관련해서는 '착시 효과'라는 의견을 내놨다.

성 팀장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고 있으나 이는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기보다는 시장의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이익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바닥권으로 낮아진 시장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는 1분기 기업 실적으로 인해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

성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분기당 적어도 13조원에서 많게는 23조원을 넘기도 했다"며 "지난 4분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5조원, 1분기 현재 8조원 내외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42개 기업 가운데 29곳(69%)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고 이를 합산하면 영업이익 1조원 수준"이라며 "실적 발표 기업들의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4분기 1조4000억원 적자에서 개선됐지만 2008년 1분기에 비하면 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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