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맨 "야근에 치이긴 마찬가지죠"

은행 영업시간변경 4주째...본점 및 대출업무 야근 여전

SC제일은행을 제외한 전 시중은행들의 영업시간이 30분 앞당긴지 4주째에 돌입했지만 은행원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당초 은행권 노사는 평소 야근이 잦은 은행원들의 업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부 직원들의 야근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금융산업노조 대표는 지난 17일 사측 대표인 은행연합회측과 가진 중앙노사위원회에서 영업시간 변경과 관련 사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본점 및 여신업무 직원의 경우 영업시간 변경 이후에도 여전히 야근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고객마케팅 담당 중 기업 개인여신 등의 창구직원들은 영업시간 중 대기고객의 시간 단축을 위해 상담을 한뒤 남은 업무를 퇴근시간외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업무 중에서도 야근이 많아 3D부서로 불리어왔다.

이를 위해 은행연합회 소속 17개 은행들은 SC제일은행을 제외하고 노사합의를 통해 4월1일부터 출ㆍ퇴근시간 준수와 시간 외 수당 지급여부, 대체휴가 활용도 등을 본점 부서와 지점 경영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제도를 운영키로 했었다.

오전 8시 이전과 오후 7시30분 이후 근무를 자제토록 합의하면서 각 은행들은 최근 개별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배점과 세부내용을 확정했고 지난 1일부터 시행키로 한것.

그러나 은행마다 세부적인 사안들에 대한 정리가 늦어지면서 퇴근시간 개선 등도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여신업무 담당자의 경우 중소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확대로 여전히 야근을 밥먹듯 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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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퇴근시간 개선을 위한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특히 아파트입주 단지, 중도금 등 집단대출 영업점 직원들의 야근이 심각한 상태"라며 "노사 합의후 테스트기간이 이달말까지로 시간이 촉박하지만 아직 뾰족한 대안이 나오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퇴근시간 개선을 위한 방안이 지난 17일 각 지점에 하달된 상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퇴근시간 개선 을위한 방안 중 지점장 평가 및 시간외 수당 지급 강제 등이 구체화 된 것이 이번주 부터 진행됐다"며 "정착화되기 위해서는 길면 두달 짧으면 한달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각종 보고서 제출과 특히 은행간 과당경쟁이 은행원의 야근시간을 늘리는 요인"이라며 "당장은 혼란스럽지만 점진적으로는 퇴근시간이 빨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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