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텔레콤 경기 한파에 '실적 경고'

독일의 최대 통신사업자 도이치텔레콤가 유럽 통신업계에서 처음으로 실적 경고를 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르네 오베르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이자와 세금, 감가상각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EBITDA )이 187억~191억유로(약 242억~247억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이같은 발표에 주가는 약 10%가 하락했다. 회사측은 약 8주전만 해도 올해 EBITDA가 195억유로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오베르만 CEO는 경기 여건이 크게 악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됐고, 환차손이 급증하면서 해외 부문인 미국과 영국, 폴란드 등에서 실망스러운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1분기 도이치텔레콤의 그룹 전체 EBITDA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가 떨어진 45억 유로를 기록했다.

오베르만 CEO는 미국과 영국 시장에서의 문제도 구조적인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도이치텔레콤의 현지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는 상황이 됐다. 미국과 영국에서 도이치텔레콤의 이동통신 사업부문도 4위 경쟁에서 훨씬 더 뒤처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베르만 CEO는 경기침체가 악화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1분기는 예상보다 힘든 편이었다"며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이치텔레콤의 이같은 실적 경고는 시장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많은 투자자들은 통신업종을 경기 침체에서 비교적 안전한 피난처로 간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월 도이치 텔레콤은 2008년 결산으로 195억유로의 EBITDA와 2009년 70억유로의 현금흐름을 조성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EBITDA는 2008년보다 2~4%가 하락하고 64억유로의 현금흐름을 생성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텔레콤의 실적 경고로 인해 동종업계인 스페인의 텔레포니카와 프랑스텔레콤, 영국 BT 등의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모건스탠리의 닉 델파스 애널리스트는 도이치텔레콤의 미국 이동통신 부문은 중소업체들에게도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베르만 CEO는 도이치텔레콤이 미국에서 제 3세대 무선 네트워크 장비 투자를 통해 더 나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영국에서도 새로운 조직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이치텔레콤 주식은 최근 52주 신저가인 8.61유로까지 떨어진 뒤 소폭 반등해 9유로대를 회복한 상태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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