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세월 넘은 단종과 정순왕후의 사랑

종로구, 24~26일 제2회 단종비 정순왕후 추모문화제 열어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24~26일 종로구 숭인동 동망봉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영월군 청령포에서 조선 6대왕인 단종을 그리며 60여년을 홀로 지내다 간 정순왕후 송씨의 절개와 충절을 기리는 추모문화제를 개최한다.

단종비 정순왕후 추모문화제는 종로구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개최하는 행사로 24일 비운의 삶을 살다 간 정순왕후의 명복을 기원하는 추모제향을 지낸다.

또 같은 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는 정순왕후 선발대회, 25일 정순왕후 영도교 행차 및 정순왕후와 단종이 헤어진 곳인 영도교에서의 이별재연으로 이어진다.

26일 단종의 유배지였던 강원도 영월에서 이들이 넋이라도 만나 생전의 깊은 한을 풀기 바라는 후손들의 기원을 담은 단종과 정순왕후의 청령포 해후로 막을 내리게 된다.

종로구 숭인 1동에 위치한 동망봉은 ‘동쪽을 멀리 바라본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어린 나이에 단종과 헤어진 정순왕후가 이후 60여 년간 단종이 유배 간 영월이 있는 동쪽을 바라보며 명복을 빌었던 슬픔이 서려있는 곳이다.

오후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정순왕후 선발대회가 열린다.

정순왕후 선발대회는 서울시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아 이루어지며 고운 마음씨와 재능, 미모, 연기력에 중점을 두고 심사한다.

선발된 정순왕후는 행사 기간 동안 정순왕후 송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정순왕후 외 단종의 후궁인 숙의 권빈과 김빈도 함께 뽑으며 예절맵시와 충효, 인기상 부문의 학생도 선발해 모두 6명의 학생에게 상금을 지급한다.

25일 오후에는 정순왕후의 영도교 행차가 준비돼 있다.

영도교는 정순왕후와 단종이 살아생전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고 해서 ‘영이별다리’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청계천 복원에 따라 현대식 다리가 놓여져 있다.

행렬은 동망봉에서 정업원(청룡사), 동묘역 4거리, 청계천 7가, 영도교로 이어지는 약 2.5km구간에서 펼쳐지며 간택된 정순왕후가 왕비복을 입고 행차하고 금군과 수어사, 별시위군 등 250여명이 행렬을 구성한다.

행렬 구간별로 일부 교통이 통제되고, 청룡사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춰 정순왕후에게 음식을 올리며 혼을 달래는 다례와 천도제를 올해 처음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영도교에서는 정순왕후와 단종의 이별이 재연된다. 정순왕후가 단종 유배길을 떠나보내면서 애절한 슬픔과 억울한 한이 북받쳐 오르는 심정을 무용극으로 표현한다.

정순왕후는 영도교에서 단종과 헤어진 지 4개월 뒤인 세조 3년(1457) 10월 4일, 영월에서 신분이 강등된 노산군이 사약을 받고 숨을 거두었다는 비보를 접하게 된다.

이후부터 정순왕후는 동망봉에 올라 무려 64년간 지아비인 단종의 명복을 빌었는데 이렇게 단종을 그리며 오랜 세월을 홀로 보낸 정순왕후 송씨의 정절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26일 단종의 유배지인 강원도 영월군과 공동으로 단종과 정순왕후의 ‘청령포 해후’를 준비했다.

간택된 왕비가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을 방문해 그곳에 있는 단종과 재회하는 것으로 ‘천상해후’라는 제목의 진혼무를 포함한 단막극 형식의 퍼포먼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동정곡’을 아시나요?

단종과 정순왕후의 비애 스토리엔 ‘동정곡’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동정곡이란 문자 그대로 ‘동정하여 곡한다’라는 뜻이다.

1457년 6월 영월로 유배 간 지 4개월만인 그해 10월에 단종은 외로운 오지 ‘청령포’에서 죽임을 당한다.

이 소식을 들은 정순왕후 송씨는 아침저녁으로 소복을 입고 동쪽에 있는 산봉우리에 올라 영월을 향해 통곡했다.

그 곡소리가 얼마나 애절하던지 인근 산 아래 동네에까지 들렸다고 한다. 이에 온 마을 여인네들도 이내 정순왕후 송씨와 같은 심정이 되어 땅 한번 치고, 가슴 한번 치는 ‘동정곡’을 했다고 전한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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