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조사권 부여 '한은' 권한 강해지나

한국은행의 정책목표와 권한을 강화하는 한은법 개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하면서 한은의 권한이 막강해 질 전망이다.

물론 한은법 개정안이 본회의 최종 통과라는 고비가 남았지만 금융기관 직접 조사권 등이 통과될 경우 한은의 기능은 크게 강화되게 된다.

그러나 금융감독원과 정무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상임위가 반대하고 있어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기관 직접 조사?=국회 기획재정위 경제재정소위는 21일 한국은행의 정책 목표와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의결, 전체회의로 넘겼다.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한은법 개정안의 주요 핵심은 한국은행의 권한 강화다.

우선 국회는 한은에게 직접 금융기관을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은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한은의 금융기관에 대한 독자적 조사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은이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대상이 현재의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확대된다.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할 수 있는 직접조사권도 부여된다.

현재도 한은이 필요할 때 금융감독권에 공동검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두 기관 간 '마찰'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만, 한은의 직접조사권은 금융통화정책 수행을 위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는 때에만 사용하도록 제한을 뒀기 때문에 금감원의 감독권과는 엄연히 구별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또한 한은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빌려서 파는 증권 대차 제도를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권한까지 부여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극한 대립..정부 반발도 변수=이번 법안이 기획재정위 소위를 통과했지만, 최종 통과까지는 갈길이 멀다.

우선 무엇보다 정부가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측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감독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편을 불러올 한은법 개정 추진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통합감독 기구를 가진 나라 가운데 중앙은행에 조사 권한을 부여한 나라는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기존 법 체계 내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다.
또한 금융회사의 검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은은 권한 강화보다는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는 통화정책 수단이 다양해졌다는 의미라는 입장이다.

단독 조사권이 주어지더라도 중복감독, 감독의 이원화라는 시각보다는 기존 공동검사권이나 자료제출 요구권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차원이라는 것.

한은 관계자는 "아직 기획재정위 전체회의 과정이 남아있고 정무위원회가 강하게 반대하면 본회의 통과도 불확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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