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외환보유고와 세계에서 가장 양호한 경제 상황을 등에 업고 중국이 세계의 자원과 기업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들어 중국의 해외 인수합병(M&A) 규모는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다. 톰슨로이터의 통계에 따르면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올들어 글로벌 M&A 규모는 3월말 현재 730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5%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의 해외 M&A는 전년 동기대비 40% 늘어난 218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중국의 해외 M&A는 자원 분야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중국은 해외자원을 싹쓸이라도 하겠다는 기세로 무섭게 자원확보에 나섰다. 한편으로는 기술 확보를 위해 기술 관련 업체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pos="C";$title="(표)20090422";$txt="";$size="510,164,0";$no="200904221116597400181A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 글로벌 자원을 싹쓸이 '야심'=이전부터 중국의 자원사냥은 꾸준히 진행돼 왔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아프리카를 방문할 때마다 막대한 돈을 퍼주고 그들의 자원을 확보했다. 또한 해외 주요 자원기업의 M&A에는 중국 기업들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됐다. 중국의 이같은 자원확보 야심은 올해 들어 더욱 노골적이다.
최근 가장 주목을 끌었던 M&A는 중국알루미늄공사(Chinalco·차이날코)는 세계 3위 광산업체인 리오틴토 인수다. 차이날코가 195억달러를 쏟아부은 이번 인수안은 현재 호주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이는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우쾅(五鑛)유색금속(민메탈스)은 세계 2대 아연생산업체인 호주의 OZ미네랄스를 17억10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인수안은 심사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중국의 10대 철강업체인 화링(華菱)그룹은 11억8500만 호주달러(1조1630억원)로 호주의 3위 철광석 생산업체 포르스쿠메달그룹(FMG)의 지분 16.84%를 확보했으며 중국 3대 철강업체인 우한(武漢)강철은 지난 3월말 캐나다의 광산업체인 컨설리데이티드 톰슨의 지분 19.9%를 2억4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중국 2대 석유업체인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는 프랑스 석유업체 토탈, 베네수엘라석유공사(PDVSA)와 손잡고 베네수엘라 석유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페트로차이나를 비롯해 중국 석유업체들은 로열더치쉘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라크 유전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 첨단기술도 눈독= 중국은 자원 뿐 아니라 해외 첨단기술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해외 M&A의 목표가 첨단기술에 맞춰져 있으며 산업 업그레이드를 위해 기술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자동차부품 업체인 베이징징시중궁(北京 京西重工有限公司ㆍ베이징웨스트)은 지난달 30일 미국 최대 부품사 델파이와 브레이크시스템 및 서스펜션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는 자동차 핵심 부품인 브레이크 및 서스펜션 분야의 지식재산권과 함께 미국과 프랑스 등에 있는 8개 공장과 5개 연구개발센터 등이 인수대상으로 포함됐다.
중국 지리(吉利·Geely)자동차는 미국 포드와 국내 쌍용자동차 등에 변속기를 납품하는 호주 부품사 DSI를 5800만호주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지리는 포드자동차 산하의 볼보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월말에는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가 미국 IT업체인 스위치박스 랩스 인수에 합의했다.
◆ 돈 많고 쌀 때 사자= 중국이 이처럼 과감하게 해외 M&A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막대한 외환보유고가 든든한 실탄이 돼주고 있기 때문이다.
3월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1조9537억달러로 세계 외환보유고 1위다. 이같은 막강한 실탄을 바탕으로 중국은 자원국가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카자흐스탄에 100억달러를 대출해주고 석유회사 지분과 향후 에너지 개발 우선권을 넘겨 받기로 했다. 지난 2월에는 중국개발은행이 러시아 국영회사 로스네프트와 트란스네프트에 250억달러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매일 30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또한 중국이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향후 경제 성장에 필요한 자원의 비축 외에 외환보유고의 다원화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줄이는 대신 금속 등 자원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외환보유고의 약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 국채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경기부양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미 채권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기 역시 중국이 해외 자원 및 기업 사냥에 나설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줬다. 금융위기로 해외 자산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하지밍(哈繼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적당한 시기인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수많은 원자재의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며 "현재 중국은 지나치게 많은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고 유동성도 충분하다. 중국 기업들은 이런 기회를 잘 포착해 해외진출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