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74억弗 인수(상보)

미국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오라클이 컴퓨터 서버 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약 74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당 인수금액은 9.50달러로 지난 17일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종가 6.69달러에 비해서는 약 42%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오라클 측은 선이보유한 현금과 부채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인수 가격은 56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사프라 카츠 사장은 "이번 합병이 이뤄지면 첫해에 오라클의 영업이익이 15억달러 늘어나고 두번째 해에는 20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라클은 양사의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이번 합병을 승인했다며 올 여름에 합병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은 서버와 저장장치 등 하드웨어 사업부문에 진출, IBM과 휴렛패커드(HP)등과 경쟁하게 됐다. 이와 함께 오라클은 선마이크로가 보유하고 있는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 기술과 대용량 전용 컴퓨터 운영 체계(OS)인 '솔라리스'에 대한 소유권도 확보하게 된다. 선마이크로 측에 따르면 자바 언어는 전세계적으로 약 8억대의 PC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600만의 개발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선은 IBM과의 합병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된 바 있다. 오라클이 제시한 인수 총액은 74억달러(주당 9.50달러)는 이달 초 IBM의 제시 가격인 70억달러(주당 9.40달러)보다도 4억 달러가량 높은 것이다.

오라클은 이번 인수로 새로운 시장 진출 효과 등을 바탕으로 오는 2012년까지 매출을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 2005년 피플소프트를 103억달러에 인수하고 지난해 BEA시스템스를 85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 2005년 이후 52개 업체들을 사들이면서 345억달러를 지출했다.

한편 이번 양사간 합병으로 인력 구조조정도 예상되고 있다. 오라클의 직원은 전 세계에 걸쳐 8만6000명에 이르고 선은 3만3000명 가량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UBS는 헤더 벨리니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은 선의 하드웨어 사업부문을 인수해 가장 전략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이에 따라 더 나은 사업구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오라클 주식에 대해 매수 추천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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