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이머징마켓의 상대적인 강세가 두드러진다. 투자심리의 개선과 리스크 선호 증가가 이머징마켓의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러시아 미섹스 지수는 48% 급등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40% 가까이 올랐고, 브라질 보베스파와 인도 센섹스 역시 각각 21%, 14% 상승했다. 이머징마켓의 바로미터인 FTSE이머징지수는 지난 3월3일 이후 27% 급등했다. 심지어 대규모 외채에 허덕이는 동유럽 지역도 강세다. FTSE 전세계 동유럽지수는 2월18일 저점 이후 무려 48%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반해 선진국 증시의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S&P500 지수는 올들어 5% 떨어졌고 FTSE100는 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FTSE유로퍼스트300 지수도 5% 하락했고, 닛케이평균주가 역시 1% 내렸다.
통상 이머징마켓은 선진 증시에 비해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이 때문에 상승장에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약세장에서는 더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주가 상승은 변동성만으로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장 애널리스트는 각 국의 경기부양책과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에 따라 신용경색이 진정됐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이 상승장에 불을 당긴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주요20개국(G20)에서 경기부양에 대한 합의를 이룬 것이 투자심리 개선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RBC 캐피털마켓의 이머징마켓 리서치 헤드인 닉 차미는 "리스크 선호도가 높아질 때면 통상 선진국 증시보다 이머징마켓이 강한 상승세를 보인다"며 "이밖에 G20 회의에서 나온 경기부양안과 IMF 재원을 확충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신흥국 경제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이머징마켓의 랠리가 지난해 11월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와 맞물려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실물경기 지표가 호전되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였다는 것.
하지만 최근 랠리의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심리는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 금융권에서 또 다른 충격이 발생하거나 경제지표가 악화될 경우 심리가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신흥국이 선진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것도 증시 상승의 지속성을 점치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 16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 가까이 올랐고, 닛케이평균주가가 3% 가량 급등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약보합을 나타내고 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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