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알루미늄 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경기 한파의 직격탄을 입은 데 이어 중국의 물량 공세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알루미늄 업계는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 침체로 인해 자동차와 건설, 항공 산업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3개월치 가격 계약 가격은 2008년 7월 3375달러에서 지난 2월말 1275달러로 62% 급락했다.
지난 2월 7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알루미늄 가격은 최근 몇 주 동안 18% 가량 상승하며 회복세로 접어들었으나 이번에는 중국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인프라 산업의 수요가 늘어나자 관련 업체들이 알루미늄 생산을 늘리기 시작한 것. 지난해 중국은 알루미늄 생산 및 소비 시장에서 35%의 비중을 차지했다. 따라서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량은 세계 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업계 관계자들은 알루미늄 수요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우려한다. 미국 알코아의 최고경영자인 클라우스 클라인펠드는 전 세계 알루미늄 수요가 지난해 3%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7%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8%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인프라 관련 생산을 늘릴 것이라는 입장을 시사했다.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은 중국 지방 정부를 압박했고, 알루미늄 제련업계에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해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알루미늄 가격 급락으로 중국은 전체 알루미늄 생산 설비의 22%에 해당하는 310만 톤의 생산을 축소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알루미늄 제련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헤난성에서만 50만~60만 톤 가량의 생산 설비가 재가동되기 시작했다고 맥쿼리의 애널리스트 보니 류는 추정했다. 그는 "헤난성을 중심으로 중국 지방 정부는 알루미늄 산업을 활성화 해 세수를 늘리는 데 혈안"이라고 전했다.
LME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7주 동안 18% 상승하며 톤 당 1500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애널리스트 게일 베리는 "가격 상승하고 있지만 생산 축소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수요 측면에서 대대적인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공급 과잉 현상이 악회돼 알루미늄 가격은 톤 당 1000달러 선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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