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민자 신항 채산성 악화에 울상


부산항을 동북아허브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자신감과는 다르게 부두건설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선석은 계속 만들어 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목표치 물동량 수준도 높아져 경기가 활성화 되지 않는다면 수익성이 턱없이 감소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쌍용건설이 부산 신항 건설 컨소시엄의 계약을 포기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5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사업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수익성 문제로 계약을 포기, 지금까지 170억원에 달하는 사업 준비금을 울며 겨자 먹기로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박호철 부산항만공사 마케팅 팀장은 "이번에 쌍용건설이 계약을 포기한 것은 우선 금융위기로 인한 투자유치(파이낸싱)가 부진한 것과 함께 장기적으로 봤을 때 2012년 완공될 부산항 물동량에 대해 낙관적 평가가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선석은 많아지고..물동량은 줄고

선박회사들이 추정한 부산항 물동량은 지난해 9월 미국 리먼사태 이후 20%가량 줄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선석 수는 늘어만 가고 있다. 기존 항만인 북항의 선석은 22개, 신항에 오픈한 컨테이너 선석은 10개, 올해 만들어질 선석 7개 그리고 준비 중인 선석은 12개다. 이를 모두 합치면 50여개의 선석이 생긴다는 의미다.

선석이 많이 생겨날수록 목표로 하는 물동량은 많아진다. 지금 상황과 같아서는 목표치 물동량이 커지는 것이 건설사들의 수익성악화 우려를 더 크게 하고 있다.

민자사업이 경기가 좋을 때를 대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국가사업이라지만 건설사들은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없어 근심이 늘어나고 있다.

◆'최저수입보장'에서 '부의 재정지원'제도로

더구나 정부는 사업완료 후 운영수입이 낮아질 것을 대비해 건설사들에게 최저수입보장(MRG)을 해줬던 것과는 다르게 2005년 이후 공고된 모든 민자 사업에 한해 '부의 재정지원 제도'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2007년께 시공사들 간에 건설 일감 경쟁이 심해져 생긴 제도로 정부 보조금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수익을 정부에 환원해야 하는 것이다.

시공사들은 일감확보 차원에서 부의 재정지원을 받아들여 계약 시까지 준비단계를 거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계약을 안 하고 있거나 했어도 진행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운영수입도 제대로 생기지 않고 있는데 이익금을 요구하는 정부가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한 건설관계자는 "지금은 심지어 토지보상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도 까칠..투자자 찾지 못해 힘들어

재무적 투자자인 금융권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태다. 민자 사업의 초기 수익성을 보고 투자한다고 했던 금융기관들이 경기상황이 달라진 후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민자 사업으로 대출을 해주더라도 담보를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협상에 대해서는 출자자들에게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선으로, 신규협상에 대해서는 원금보장까지 요구하고 있는 등 보수적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항만 관련 민자 사업인 부산 신항과 광양항 사업이 재무적 투자자(FI)모집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신항 북컨테이너 운영사인 부산신항만주식회사(PNC)에 따르면 최근 경기상황이 안 좋고 영업이익이 줄어들어 삼성그룹, DP월드 등 PNC의 주주들이 800억 수준의 추가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그룹과 DP월드는 각각 2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월 26일 민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산업은행 1조원 지원 ▲산업기반보증기금의 사업 당 보증한도 상향 ▲산업기반보증기금의 보증 규모 2조원 확대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건설ㆍ금융업계에서는 이 부양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란 시각이 크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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