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size="203,110,0";$no="2009040109310981769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정부가 시중의 돈을 국채 발행 형태로 조달해서 사용할 때는 항상 우선 순위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경제가 너무 나빠지고 계획대로 이것저것 다 하기에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보이니까 상대적으로 순위가 밀리는 계획들을 포기하고 경기 부양에 돈을 몰아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정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주 추경 관련 국채 발행 물량 부담을 당초 예상됐던 월 8조원 대에서 월 7조원 대로 1조원 가량이나 줄이며 정책 방향을 수정했다.
이러한 전략은 타당하다. 지금 문제는 경기 회복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가 심각하게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생산의 침체가 불가피하고 결국 고용이 불안해질 수 있다. 어차피 미래 소득을 당겨 쓰는 것일 수 있지만 경제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가 더 확산되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 정부가 돈을 끌어 쓰면 가까스로 내려 놓은 금리가 오르고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우선 순위를 조정하는 정책이 바람직한 이유다.
우선 순위에서 밀린 정책이 국채 조기 상환이라는 점도 합리적이다. 사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6개월 간 동일 종목으로 통합 발행하는 국채 발행 방식은 필연적으로 특정 월의 국채 만기 도래 집중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그 시점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 그 돈으로 1~2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먼저 상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것이 조기 상환이다.
조기 상환을 하지 않게 되면 나중에 만기 상환을 위한 국채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 즉, 전체 발행을 줄이는 정책이라 할 순 없고 부담을 뒤로 미루는 정책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1~2년 내에는 문제가 될 게 없다. 즉, 지금처럼 국채 발행에 따른 금리 상승이 부담스러울 때를 피하고, 나중에 금리가 올라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시점에 국채 발행 물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1년 만기 단기국채 발행을 확정하지 않았는데 이 역시 타당하다. 필자는 이미 몇 차례에 걸쳐 국내에서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정부가 지금과 같은 금융 경색 국면에 민간 부문의 자금 조달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단기국채 발행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게다가 단기 국채 발행은 가격이 떨어져야 수요가 늘어나는 자본시장의 기본 기능을 떨어뜨리는 정책이기도 하다.
물론 정부가 이번에 계획한 정책들이 시장금리를 끌어내리긴 어렵다. 조기 상환용 국채 발행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상환되는 국채 물량이 없어지는 것이므로 시장 전체적인 수급은 큰 변화가 없게 된다. 단기 국채 발행을 미룬 것도 중장기 채권 발행 증가를 우려한 시장금리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발표 이후 시장금리는 단기간에 0.2%p 이상 올랐다.
하지만 이게 자연스럽다. 발행이 늘면 어느 정도 금리가 올라 시장에서 소화가 돼야 한다. 이렇게 돼야 정부의 무차별적인 자금 조달도 제어될 수 있다. 게다가 지금은 경기 둔화가 심각해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도 크지 않다.
문제가 생기면 한국은행의 국채 매입 같은 카드를 쓸 수도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이번 정부의 추경 관련 국채 소화 대책은 대체로 합당한 선택이라고 판단되며 이러한 정책으로 채권시장이 충격을 받는 정도와 기간은 제한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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