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해법 10國10色

각국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단일 해법 없어

오는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의하기 위함이다.

금융위기는 잘 사는 나라든 못 사는 나라든 세계 전역을 뒤흔들고 있다. 그렇다고 각국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단일 해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 전문 매체 CNN머니는 G20 가운데서도 특히 비중 있는 10개국의 경제 현황과 각 나라가 직면한 문제를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미국
문제: 2007년 여름 이래 집 값이 계속 떨어져 은행의 주택담보채권 가운데 상당 부분의 가치가 하락했다. 대다수 은행이 추가 손실 예방 차원에서 대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른 경기 하강으로 지난 14개월 사이 일자리 440만 개가 사라졌다.

해법: 정부는 전례 없는 유동성 프로그램으로 수조 달러를 꽁꽁 얼어붙은 금융시스템에 쏟아 부었다. 여기에는 7000억 달러 규모의 은행 구제금융도 포함된다. 지난해 2월 168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새로 들어선 버락 오바마 정부가 지난 2월 7870억 달러 규모의 또 다른 보따리까지 선보였다.

◆영국
문제: 금융 부문이 전례 없는 손실을 계속 기록하면서 지난 1월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23년만의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생산성과 집 값 역시 나락으로 떨어져 영국 경제는 침체에 접어들었다.

해법: 지난해 10월 고든 브라운 총리는 630억 달러 규모의 금융 부문 구제안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영란은행(BOE)은 740억 달러에 이르는 민간 부문의 우량 자산을 사들이기 위해 특별 기금까지 설립했다. BOE의 새로운 계획 덕에 광범위한 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는 은행의 추가 손실을 막고 주택담보대출 같은 은행 자산을 보증하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
문제: 천연가스와 원유 가격 하락으로 수출 규모가 급감했다. 신용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부문은 은행이다. 러시아 내 자산보다 대외 부채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루블화 가치의 급락으로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 치솟지 않을까 우려할 정도다.

해법: 지난해 10월 중앙은행은 금융기관들을 위해 500억 달러 규모의 대출 기관까지 설립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정부는 은행들에 280억 달러를 또 지원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를 통제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기도 했다.

◆멕시코
문제: 미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멕시코 경제는 지난해 말 성장이 거의 멈췄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원유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제 상황은 양국 사이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미국은 예산 부족으로 멕시코 접경지대에서 창궐 중인 마약 관련 폭력을 잠재우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해법: 지난 1월 7일 멕시코 정부는 54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로써 공공 부문 지출을 늘리고 가솔린ㆍ천연가스ㆍ전기 값을 동결시킬 수 있었다. 정부는 경색된 노동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소 기업들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문제: 올해 벽두에 미미하나마 반등했던 닛케이 지수가 3월 중순 2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 위기와 수출 급감은 실업률 증가로 이어졌다.

해법: 정부는 신용경색 완화 차원에서 지난해 10월 7년여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금리 인하는 같은 해 12월에도 단행됐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은행 대출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275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세금 환급 및 중소 기업 대출도 포함됐다.

◆인도
문제: 2008년 11월~2009년 1월 인도의 경제 규모는 확대됐다. 하지만 5년여 동안 성장 속도는 최저를 기록했다. 구제안은 치솟는 인플레, 급증하는 예산 적자 및 유동성 위기로 한계를 안을 수밖에 없다.

해법: 지난해 10월 신용경색 완화 차원에서 중앙은행은 금융기관들에 374억 달러를 대출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정부는 8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감세, 중소 기업 및 주택 소유주 지원이 포함돼 있다.

◆아이슬란드
문제: 북대서양의 작은 섬나라 아이슬란드는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경제가 파탄 날 뻔했다. 자산 규모가 국가 경제 전체의 10배였던 아이슬란드 3대 은행들은 지난해 10월 무너지고 말았다. 그 결과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이 파산하고 증시는 붕괴됐다. 지난해 아이슬란드 크로나화는 달러화 대비 67% 정도 가치가 떨어졌다 올해 들어 안정됐다.

해법: 아이슬란드는 자유낙하하는 크로나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지금까지 51억 달러나 지원 받았다. 가이르 하르데 총리는 지난 2월 사임했다. 새로 들어선 정부는 광범위한 금융 부문 구조조정안을 마련 중이다. 이에 따라 은행 규모는 제한되고 아이슬란드 정부는 막대한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독일
문제: 유럽 최대 규모인 독일 경제는 지난해 3ㆍ4분기 역사상 가장 가파른 침체로 접어들었다.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수출국인 독일은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산업생산도 급감했다.

해법: 정부는 지난해 10월 6420억 달러 규모의 금융 부문 구제금융을 가동시켰다. 금융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같은 해 11월 25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출범시켰다. 이어 지난 1월 발표된 경기부양책 규모는 660억 달러에 이른다. 두 부양책 모두 감세 및 인프라 투자가 주요 내용이다.

◆중국
문제: 지난해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공식 실업률이야 9%지만 피부로 느끼는 감원 바람은 그보다 훨씬 거세다. 실업률에는 주요 대도시 통계만 포함되기 때문이다.

해법: 지난해 11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586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주택ㆍ보건의료ㆍ인프라 투자를 부추기기 위해서다. 경기부양책에는 수출업체들을 위한 700억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도 포함된다. 원 총리는 지난 3월 중순 경제성장률을 8%로 끌어올리려면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발언한 바 있다.

◆브라질
문제: 유가 하락은 원유로 움직이는 남미의 경제대국 브라질에 엄청난 타격을 안겨줬다. 세계적으로 석유와 공산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브라질의 실업률이 높아졌다. 지난 1월 브라질은 8년만에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많은 전문가는 브라질이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법: 지난 2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기존 경기부양책 규모를 620억 달러에서 2800억 달러로 늘렸다. 중앙은행은 시중 은행에 대한 대출 프로그램들을 조율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데다 금리를 낮췄다.

*올해 예상치 **주요 대도시
자료: IMF, 해당국 통계청·중앙은행·증권거래소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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